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화제가 종목을 물으면 단연코 이 종목을 뽑아야 할 것 같은데요. 바로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리는 컬링입니다. 특히 예선에서 8승 1패로 조 1위를 달성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여자 컬링 대표팀은 오늘(23일) 저녁 일본과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 선수단에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팀이기도 한데요. 과연 대표팀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금메달에 도전하게 될까요?
여자 컬링 대표팀은 한국 스포츠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8위라는 성적을 냈던 우리나라는 올림픽 2회 출전 만에 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평창 올림픽 컬링 여자 대표팀은 사실 소치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팀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실망하지 않고 평창 올림픽을 위해 훈련에 매진했습니다.
예선에서 일본에 패했을 당시 대표팀은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샷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내 샷에만 집중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대표팀의 '각성'은 스위스, 영국, 스웨덴 등 컬링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고 1위로 예선을 통과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 '메달을 잡아라'…오늘 저녁 여자 컬링 한일전, 관전 포인트는?
오늘 저녁 8시에 치러지는 여자 컬링 준결승전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우선 이번 한일전은 컬링팀의 주장을 의미하는 스킵 대결이 눈길을 끕니다. 우리나라 대표팀 스킵 김은정 선수는 특유의 무표정 카리스마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작전을 구상할 때나 좋은 샷을 만들었을 때, 스위핑을 지시할 때나 동료의 실수가 나왔을 때도 특유의 근엄한 표정을 유지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마법의 주문'으로 통하는 "영미"가 이번 경기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할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 중에는 '영미'라는 이름이 유독 많이 불려 유행어가 되기도 했는데요. '영미'는 여자 대표팀 김영미 선수를 가리키는 말로 이 이름이 가장 많이 들리는 이유는 김영미 선수의 포지션이 스위핑으로 스톤을 움직이게 하는 리드이기 때문입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두뇌 싸움이 치열해지기에 스위핑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일본팀의 리드는 요시다 유리카 선수인데요. 김영미와 요시다 유리카, 두 리드의 스위핑으로 스톤이 얼마나 정확하게 움직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마찰력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컬링은 하우스라고 불리는 지름 3.65m의 표적 중심 가까이 얼마나 많은 스톤을 놓느냐로 승부가 갈리는데요. 약 35m 떨어진 지점까지 정확하게 스톤을 밀어 보내기 위해 선수들은 몸과 빙판, 스톤과 빙판 사이의 마찰력 조절에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컬링은 이처럼 경기 중에도 끊임없이 얼음 상태를 파악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경기인데요. 6연승을 질주한 여자 컬링 대표팀이 오늘 저녁에도 완벽한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취재: 강청완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