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장례식·병원까지 폭격…"동구타에선 희생자 애도할 틈도 없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서 장례식장이나 의료시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며 주민을 생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동구타 지역에서 죽음이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장례를 치르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매장해야 할 시신이 늘어나 있고,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에도 폭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구타 인근 두마 지역 주민들은 최근 폭격으로 숨진 아이 등 희생자 7명을 위해 콘크리트 블록과 목재 판으로 임시 묘소를 만들어 애도하던 중 습격을 당했습니다.

갑자기 전투기가 나타나 조문객들에게 로켓탄을 떨어뜨려 그 자리에서 11명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순식간에 18명으로 늘었습니다.

폭격으로 세 아이를 잃은 아부 압델라만은 무덤을 만들어 시신을 묻고 애도할 시간조차 없다면서 모두 재빨리 기도하고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장례식은 대부분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피해 밤에 치러지며, 방수포로 묏자리 인근을 덮어 몸을 숨긴 뒤 시신을 층층이 쌓아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은 의료시설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인도주의 단체인 시리안아메리칸의학회(SAMS)는 지난 19일 이후 20개의 의료시설이 공격에 노출됐으며, 일부 병원에는 폭탄이 투하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4곳은 완전히 문을 닫았고 2곳은 잠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폭격을 당한 병원 중 한 곳에서 일하는 애덤 아슬란은 의사들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유통기한이 지난 약과 마취제를 쓰고 있다며 열악한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번 폭격으로 사망자는 300명을 넘어섰고, 잔해 속에 갇힌 사람이 많아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유엔과 적신월사 호송대가 구호물자를 가지고 동구타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