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담보 설정 놓고 산은·GM 기싸움…갈등 재연되나

차입금 담보 설정을 둘러싼 산업은행과 GM간 갈등이 또다시 재연될 전망입니다.

오늘(22일) 업계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추천한 한국GM 사이외사들이 내일 열리는 한국GM 이사회에서 본사 차입금에 대한 담보 설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로 했습니다.

내일 이사회에서는 GM본사 차입금의 만기 연장과 차입금에 대한 담보 설정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 등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에서 두 안건 모두 반대할 명분이 없어 찬성하되 별도 의견을 피력하기로 했습니다.

담보 설정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고, 만기 연장안에 대해서는 "이자율이 높아 회사 적자의 원인이 되고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어 이자율을 낮춰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담보 설정 안건을 논의하는 임시 주총에서 산업은행이 반대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담보의 내용은 한국GM의 부평공장, 산업은행의 지급보증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부평공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장 담보 설정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지분 8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GM 지분을 17% 보유한 산업은행이 주총 특별결의사항에 대한 비토권이 있어 산업은행이 반대하면 담보 설정 안건은 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산업은행은 이미 공장 담보 제공을 거절한 바 있습니다.

GM이 2015∼2016년 한국GM에 운영자금을 지원하면서 공장을 담보로 제공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당시 산업은행은 공장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유사시 공장 처분에 대한 결정권이 GM으로 이전되는 것을 우려해 반대했습니다.

GM이 부결될 것을 예상할 수 있음에도 공장담보를 요구하는 것은 해당 안건이 가결·부결,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안건이 가결되면 GM은 담보로 확보한 부평공장에 대한 처분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현재 공장 매각 역시 주총 특별결의사항이므로 산업은행의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팔 수 없습니다.

안건이 부결되면 GM은 한국GM의 유동성 위기 상황의 책임을 산업은행에 떠넘길 수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담보를 제공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돈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주총 소집 통보도 받지 않아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