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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침묵 이어가는 트럼프…이방카 통한 메시지 주목

대북 침묵 이어가는 트럼프…이방카 통한 메시지 주목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간 예비대화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침묵이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틀 전인 지난 7일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트윗을 날린 이후 사실상 대북 문제에 입을 닫아 '평창 이후'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북 제안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시간 이상 통화하며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문 대통령과는 지난 2일 통화한 게 마지막이다.

'폭풍 트윗'으로 북한 이슈를 다루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비게 된 공간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3인방'이 메우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 이후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대화하겠다" "북한이 우리를 확실히 이해하기를 원하며, 만약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미국의 확고한 (비핵화)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국무장관도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17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대북제재에 빠짐없이 동참해야 한다며 "이런 (제재) 조치들을 취하지 않거나, 완전한 이행을 회피하는 나라들은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인방이 기존의 '채찍'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예비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투트랙, 즉 강온 양면 전략을 새롭게 구사하며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완성을 앞둔 시점인 만큼 기존의 압박 일변도에서 탈피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진지한 협상으로 돌입할지를 판단하겠다는 게 미국의 속내라고 외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미국이 평창 이후 한미연합훈련 재개와 북한의 대응 수위 등 향후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현재 북미 예비대화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향후 대화국면이 진행되더라도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백악관이 신뢰하게 된 것도 미국이 압박 일변도가 아닌 대화의 창을 열게 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류가 입을 닫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대변하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은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최측근 인사인 '퍼스트 도터'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평창 방문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사실상의 트럼프 대통령 특사로 오는 23일께 방문하는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져올지, 가져온다면 어떤 내용이 될지 등이 향후 북미대화를 비롯한 한반도 상황의 바로미터가 될 공산이 작지 않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방카 선임고문도 펜스 부통령처럼 탈북여성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북한인권을 압박하는 강경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가 문 대통령을 만나 북미대화를 비롯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의 구상을 전달하고,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대화 필요성 등에 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경청하는 메신저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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