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성준의시사전망대] "대통령 전용기, 당리당략보다 대승적 차원서 논의 필요"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2월 19일 (월)
■대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

- 대통령 전용기 있다? 전두환 정권때 샀던 737 공군 2호기
- 국내용으로만 쓰는 전용기, 제주도도 잘 안가고 짧은 거리만 다녀
- 김대중 취임 후 아시아나도 전용기 띄워
- 대한한공 5년 장기 임대 2020년이면 만기
- 대통령 전용기, 항공사 입장에선 남는 장사 아냐
- 미국은 6대, 아베도 쌍둥이 전용기 있어
- 국격 테러방지 위한 전용기 도입 다시 도마위


▷ 김성준/진행자: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설 연휴 끝물부터 시작해서 정치권에 난데없이 대통령 전용기 논란이 일기 시작했어요. 오늘 그 얘기 좀, 비행기 얘기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몇 년 뒤 얘기인데 예산 때문에 시작된 것이니까.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하는 것으로 하고. 깨알 재미를 위해서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상식 퀴즈 한 번 청취자 여러분들과 해볼게요. 대한민국에는 대통령 전용기가 있다? 없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우리는 전용기 없는 것으로 생각들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실은 있어요.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있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사실상의 전용기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공군 2호기라고 해서. 옛날에 전두환 정권 때 샀던 737 조그만 비행기가 전용기로 있기는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게 공군이 쓰는 건데 조금 작은 비행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작아요. 그래서 제가 청와대 출입기자를 할 때만 해도, 20년 전만 해도 일본 정도까지는 이 비행기 타고 다닌 적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물어보니까 이 대통령 전용기 공군 2호기는 딱 국내용으로만 쓴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주도도 잘 안 가더라고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이제는 사실상 공군 2호기는 국내용, 짧은 곳만 다니는 것이고. 그래서 전용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법적으로 하여튼 있기는 있는 거죠. 지금 문제가 된 것은 공군 2호기, 이 작은 비행기가 아니고. TV 화면에서 보실 수 있는 큰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는 대통령 타고 다니는 전세기 있잖아요. 그게 지금 논란이 되는 겁니다. 보잉 747입니다. 덩치 크죠.

▷ 김성준/진행자:

이게 전세기라고는 하지만. 예를 들어서 뉴욕도 갔다가, LA도 갔다가, 승객들 태우고 다니다가. 대통령이 탈 때 되면 색깔과 내부까지 다 바꿔서 가거나 그러는 비행기는 아니잖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그러나 2000년까지. 2002년 DJ 정부 때까지. 제가 청와대 출입기자 할 때만 해도 그랬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명박 대통령 초기까지도 그랬던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랬나요? 이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하고 원 바이 원으로, 순서를 정해서 대통령 순방 일정이 정해지면 6개월 전부터 보안 검색 들어가고 비행기 한 대가 아예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개조하고, 보안 검사 받고.

▷ 김성준/진행자:

그냥 평소에 일반 승객용 비행기가 들어가서 개조하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랬었죠. 그러다가 2010년에 돼서 도저히 안 되겠다. 그래서 대한항공과만 장기 임대를 하는 거예요. 5년짜리를. 그게 한 번 연장이 돼서 두 번째가 됐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재밌는 얘기 하나만 하고 넘어가자면.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대한항공만 대통령 특별기를 띄웠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아시아나 항공도 껴서 같이 하게 된 거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우리도 한 번 하자고 해서 아시아나까지 껴서 왔는데. 그랬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어떻게 됐느냐면. 그 때도 초기에는 한 번은 대한항공, 한 번은 아시아나 항공 그러다가. 슬금슬금 아시아나 항공이 줄어들고 대한항공이 늘어나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맞습니다. 그런데요. 사실 내부 사정 얘기를 들어보면 대한항공이든 아시아나든 이걸 차터기라고 하잖아요. 대통령 전용 차터기, 전세기 띄우면 손해예요. 액수만 보면 알 수 있거든요. 5년 동안 1,157억 원. 1차 계약 때고요. 박근혜 정부 들어서 재연장 할 때 1,421억 원이거든요. 이게 1,000억 원이 넘으니까 꽤 큰 금액 같지만. 이 비행기 액수와 개조 비용, 유지보수 비용, 보안 비용. 이런 것을 다 따지면 사실은 대한항공이든 아시아나 항공이든 우리는 남는 장사 아니라고 되는 거예요. DJ 정부 들어서 호남 정권이기 때문에 아시아나도 들어가자고 해서 들어갔지만. 정작 아시아나 내부 사람들은 투덜투덜 했었어요. 띄우면 띄울수록 손해난다고. 

어찌 됐든 두 가지 영업 비밀이 있잖아요. 대통령 전용기를 타면 입국 심사, 출국 심사 안 받고 다 프리패스 한다. 그렇지 않아요. 적을 것 다 적더라고요. 그래서 기억나세요? 입국할 때 비행기 편명 쓸 때. 우리 보통 보면 KE026, 025. 이렇게 쓰잖아요. 갈 때는 025면 돌아올 때는 026 쓰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대통령 전용기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KAF001. Korean Air Force 1. 공군 1호기. 이게 쓰면 이렇게 되는 것이고. 또 하나 영업 비밀 하나.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옛날에는 대통령 전용기 타고 다닐 때 뒤 칸에 흡연실이 있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 때는 일반 비행기에도 흡연실이 있었으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아니요. 그 때는 이미 일반 비행기에서 담배 피우는 것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이에요. 그 때만 해도. 그런데 대통령 전용기에는 뒤에 금을 그어놓고 그 쪽에 재떨이까지 갖다놓고는 수석들, 비서관들, 기자들 서서 담배들 뻑뻑 피우고. 와서는 승무원이 좀 자제해 달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하겠네요. 지금 옛날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고. 그런데 이게 지금 왜 문제가 되느냐면. 이게 지금 2020년에 계약이 종료가 되거든요. 그러면 지금 이 전용기를 살지 말지 결정해야 차기 대통령, 2020년 이후 대통령이 이 전용기를 탈 것이냐, 말 것이냐가 결정이 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항상 우리가 그래왔지만. 노무현 정부 때는 한나라당이 반대해서, 이명박 정부 때, 박근혜 정부 때는 지금 여당인 민주당이 반대해서 항상 무산되고, 무산되고, 무산되죠. 그런데 그러면 왜 지금 와서 전용기를 사자고 하는 얘기가 나오느냐 했더니. 사실은 TV 화면을 통해서 국격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는 있어요. 지난 11월에 문재인 대통령 동남아 갔을 때 기억나세요? 마닐라 공항 갔는데. 미국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똑같은 보잉747 대통령 전용기, 전세기 두 대가 한국, 일본 이렇게 도착했는데. 아베는 쌍둥이 비행기 두 대가 들어오고. 우리는 한 대밖에 없으니까 한 대만 되잖아요. 

이게 보안 문제, 테러 방지 문제 이런 것을 놓고 봤을 때는 대한민국이 전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인데 이렇게 언제까지 전세기를 타고 다니게 할 것이냐. 이번 기회에 전용기 예산을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실제로 전용기를 운용하는 게 비용 면에서도 항공사뿐만 아니라 정부 입장에서도 덜 들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대통령 전용기 필요성에 대해서 국가 원수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논리가 나오기는 했어요. 우리도 타봐서 알지만 보잉 747이 416석이거든요. 이것을 210석으로 줄인단 말이에요. 그러면 앞부분에는 대통령 내외가 타는 침실 들어가죠. 휴게실, 집무실, 회의실 있잖아요. 그 다음에 중간에 좌석 좀 넓혀서 수행원, 기자단, 경호원 타고 200명 정도가 타고 가는 건데. 지금은 수행 기자단이 너무 많아요. 일단 민항기를 타고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국가지휘통신망이라고 해서 24시간 통신망은 연결이 돼있다고는 하지만. 예를 들어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라든지. 유도탄이 날아올 때 이것을 피할 수 있는 능력. 이런 테러 방지 시설은 사실상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영화에 많이 나오는. 미사일이 날아오면 뿌리고 도망가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하다못해 지금 트럼프가 타고 다니는 에어포스 원 같은 경우는. 해리슨 포드 영화에도 많이 봤지만. 두 대가 동시에 뜨잖아요. 어느 비행기에 대통령이 탄 줄 모른단 말이죠. 그래서 미국 전용기는 두 대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공식적으로 백악관 기록을 보니까 6대가 있더라고요. 미국은 6대를 운용하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냉장고 한 번 바꾸는데 100억 원이 든다. 이러는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그렇지만 그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반대로 전용기 구매는 역시 무산이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번에도 안 될까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이번에도 홍문표 사무총장 오늘 인터뷰를 저도 들어봤습니다만. 굳이 전용기 필요하느냐. 나라 살림도 어려운데, 경제도 어려운데. 이런 얘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 야당의 반응을 보면 일단 좀 어렵다고 봐야죠.

▷ 김성준/진행자:

사실 어떤 면에서는 수행단의 숫자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지금과 같은 추세로 놓고 보면, 대통령 해외 순방 갈 때 언론사들 규모를 놓고 보면 일단 다른 민항기 한 대 더 띄워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논리에서 대통령 전용기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잠시 나왔습니다만. 현재 야당의 반응으로만 놓고 보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조금 전에 저도 출입기자에게 전화해 봤더니. 청와대에서도 굳이 그렇게, 뭐가 아쉽다고 사달라고, 지금 할 일도 많은데. 그런 분위기라고 하네요.

▷ 김성준/진행자:

야당도 그렇고 너무 그렇게 당리당략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좀 진지한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인 것 같기는 합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언젠가는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도 국격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있습니다만. 지금처럼 여야 관계가 첨예하게 협치가 안 되는 상황에서는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재밌는 얘기였네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원일희 SBS 논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