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 금메달리스트인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에게도 10,000m는 버겁습니다.
그는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당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0,000m를 뛰면 하루 이틀 정도 몸이 떨리는 몸살 증세가 나타난다"라며 "회복까지 며칠 걸린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늘(15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 빙속 최장거리 종목인 10,000m에 출격합니다.
이승훈이 메달 획득 가능성이 적은 10,000m 종목 출전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 빙속 장거리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입니다.
국내에서는 10,000m를 뛰는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피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뛰는 선수가 없다 보니 경기 자체가 무산되기 일쑤입니다.
체격 조건이 좋은 네덜란드 등 유럽 선수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국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10,000m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습니다.
그는 자신의 레이스를 통해 많은 빙상 꿈나무들이 희망과 도전 의식을 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0,000m는 사라진다"라며 "나라도 10,000m에 출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 된 이승훈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 10,000m에서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칠 예정입니다. 그의 질주는 오늘 밤 8시에 시작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