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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집에 못 가요"…취업·시험준비·알바에 치인 청춘들 눈물

SBS뉴스

작성 2018.02.15 08:53 조회 재생수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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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설에 집에 못 가요"…취업·시험준비·알바에 치인 청춘들 눈물
"합격하고 웃는 얼굴로 부모님 봬야죠." 경찰공무원시험 준비 2년 차인 서모(27)씨는 올해 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않고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인근 고시촌에 남기로 했다.

지난해 1, 2차 시험에 낙방해 다음 달 말 예정된 필기시험에 붙을 때까지 당분간 순천 본가에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다.

고시촌에서 세 번째 명절을 맞게 된 서씨는 "명절에는 학원도, 고시촌 식당도 모두 쉬어 도서관에 종일 있으려 한다"며 "나처럼 고향에 안 가는, 아니 못 가는 고시생들을 볼 때면 쓸쓸함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홀로 추운 명절을 보내야 하는 서러운 청년들은 서씨 뿐만이 아니다.

경영계열을 전공하고 졸업 후 2년째 일반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한모(30)씨는 "휴학을 해 또래보다 늦게 졸업한 데다가 취업도 늦어지다 보니 명절에 동창회 나가는 것도 꺼려져 원룸에 남아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

2월에는 기업 채용공고도 거의 없어 상반기 공채 시즌에 대비해 800점대 후반인 어학 점수를 900점대로 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3년째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윤모(28·여)씨 역시 광주에 본가가 있지만 고시촌에 남을 예정이다.

윤씨는 "2년간 서울에서 수험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광주로 내려온 뒤 '더 나이 먹기 전에 취업하라'는 친지·지인들의 말에 상처받았다"며 "늘 '우리 손녀가 최고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따뜻한 말로 편들어주시던 할머니도 이제 안 계셔서 그냥 공부하려 한다"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일부 수험생은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외로운 시간을 빠르게 지나치기 위해 명절 단기 알바에 도전하기도 했다.

몸은 고되지만 일당이 센 택배 상·하차 일을 하거나 연휴 기간 과거에 일한 적이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극장에 대타로 투입돼 일당을 받는 이도 있었다.

서비스업종 등에서 일하는 많은 20대 아르바이트생, 비정규직 취업자들도 명절 연휴에 온전히 쉬지 못해 고향 방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최근 직장인 1천81명과 알바생 656명 등 총 1천737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의 51.3%가 설 연휴에도 근무한다고 답했다.

알바생의 62.5%, 직장인 44.5%가 설 연휴에 출근한다고 밝혔다.

출근 이유로는 전체의 35.9%(직장인 40.3%·알바생 30.7%)가 '연휴에도 직장·매장이 정상영업을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두 번째로 많은 이유는 직장인의 경우 '연휴 당직에 걸려서'(20.8%)라는 응답이었으나 알바생은 '한 푼이 아쉬워서 일당이라도 벌기 위해'(30.3%)로 나타나 대비를 이뤘다.

수십만 명의 청춘이 각종 취업·수험 준비로 실업 상태에 있거나 불안정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아픈 명절을 보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체 실업자 수는 102만8천명으로, 20∼29세 실업자가 40만2천명을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