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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겨울에 촬영한 '5월' 졸업공연…조권 "날씨도 너무 따뜻"

김관진·신정은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18.02.12 10:38 수정 2018.02.12 15: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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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한겨울에 촬영한 5월 졸업공연…조권 "날씨도 너무 따뜻"
▶ 조권, "영상 제때 안 냈다"면서 정상절차?…경희대 현장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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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에 촬영한 '5월' 공연영상…조권 "날씨도 너무 따뜻한데"

-올해 2월 촬영 영상에 박아 넣은 '2017년 5월 6일'
가수 조권 씨의 대학원 졸업공연 영상은 '<조권> 졸업 버스킹, 2017-05-06' 라는 공연 제목과 공연(촬영) 날짜를 의미하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한겨울인 올해 2월에 촬영된 영상인데 말이다. 조 씨의 소속사는 SBS 보도 이후 이 영상이 지난 2월 2일 이후에 촬영한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SBS는 조 씨의 석사학위 취득 근거인 이 공연영상이 제 때 촬영되지 않은 엉터리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2017년 5월 6일'은 스케줄 때문에 공연 못했다는 그 날짜
'2017년 5월 6일'은 원래 조 씨가 졸업공연을 하기로 했던 날이다. 하지만 당일 조 씨는 졸업공연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스케줄상 부득이한 이유로 공연을 진행할 수 없었고, 이 내용을 담당 지도교수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날짜가 적혀 있는 안내책자를 학과장에게 제출했다. 실제로는 하지 않은 공연날짜가 적혀 있는 안내책자다. 학과장에 따르면 조 씨는 당시 학위 평가 과제인 졸업공연 영상은 제출하지 않았다. 소속사는 이와 관련해 "추후 공연영상 제출을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조권, 5월에 공연하듯 "날씨도 너무 따뜻한데"
조 씨는 졸업공연 영상 속에서 휴대폰 음악반주(MR)에 맞춰 약 30분 동안 6곡을 노래한다. 한겨울인 올해 2월 일몰 이후인 저녁 시간에 촬영했지만 옷 차림은 가볍다. 공연 장소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노천극장. 야외 장소다. 영상 중간 중간 촬영자의 것으로 보이는 희뿌연 입김이 눈에 띈다. 니트를 입은 조 씨는 5월에 공연하고 있는 듯 날씨 이야기까지 꺼낸다. "오늘 날씨도 너무 따뜻한데 이렇게 또 조금이나마 와주셔서 감사드려요."
조권 논문 대신 공연● 조교실, 조 씨측에 "SBS 취재로 곤란…공연영상 필요하니 촬영하자"

소속사는 이 졸업공연 영상에 대해 "지난 2월 2일 조교실에서 연락이 와 새로 찍어 제출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SBS가 취재중인데 학교가 졸업공연 영상을 갖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심지어 이 영상은 담당 조교가 입회한 상태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소속사는 전했다. 한겨울에 조교가 보고 있는 상태에서 조 씨는 지난해 5월인듯 공연을 하며 촬영을 했고, 완성된 이 영상은 취재 중이던 SBS에 건네졌다. "조 씨가 작년 5월 졸업공연을 하지 않고 학위 취득을 한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학교 측은 "공연을 제때 진행했고 문제가 없다"며 이 영상을 기자에게 회신했다. 그렇다면 이는 '조작'이 맞다. 

-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증빙자료 요구받았지만 거절…문제 될 거라고 판단"
이와 관련해 조 씨의 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이 취재진에게 전한 얘기는 의미심장하다. JYP 관계자는 "아티스트(조권)가 졸업공연을 하지 않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후 학교에서 학위 증빙자료(공연영상)가 필요한데, 내부 논의 결과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해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티스트(조권)와 학교 측이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티스트와 좋게 헤어졌고 현재 소속사는 따로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얘긴 더 하기 어렵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취재파일] 한겨울에 촬영한 '5월' 졸업공연…조권 '날씨도 너무 따뜻 #조 씨의 석사학위 취득과 관련해선 ■조 씨가 제때 졸업공연을 하지 않았고 ■졸업공연 영상을 제출하지 않았으며 ■학위 취득 6개월만에 SBS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연출한 영상을 제작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내규를 지켰느냐 지키지 않았느냐는 것은 조 씨의 공연과 공연영상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에서 거론할 수 있는 것이다. SBS가 내규 문제를 지적한 것은 뒤늦게 촬영한 조 씨의 졸업공연 영상이 질적인 문제까지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었다.

● "절차 문제 없다"는 조권 지도교수, '연예인 입시 특혜'로 경찰 입건된 그 인물
경희대학교 연예인 특혜-동료 교수들과 내규 직접 만들어놓고선…"내규 없다"는 지도교수
내규의 정확한 제목은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퍼포밍아트학과 졸업공연 세부규정>이다. 총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내규 전문은 가장 마지막에 붙임자료로 소개하겠다.) SBS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조 씨의 지도교수는 2015년 3월 포스트모던음악학과의 다른 교수 2명과 함께 회의를 통해 졸업공연 내규를 만들었다. 당시 전임교수 5명 가운데 3명이 참여해 확정한 것이다. 나머지 2명은 회의에 참석할 수 없어 참석자들에게 결과를 위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씨의 지도교수는 소속사에 "그러한 내규는 없고, 규정에도 어긋난 것이 없다"고 얘기했다.

-2015년 3월 만들어진 내규…2015· 2016년 졸업생 총 3명, 내규에 맞게 졸업공연
이 내규는 2015년 1학기 대학원생 2명이 최초로 석사논문 대신 졸업공연으로 학위 수여 요건을 충족시키겠다고 전해와 만들어졌다. 학과 특성을 반영한 내규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졸업생 총 3명이 학위논문 대신 단독 졸업공연을 신청해 심사를 받았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내규가 만들어진 2015년에 2명, 2016년에 1명이다. (조 씨가 바로 그 다음 해인 2017년 이같은 방식으로 학위를 취득하고자 했다.) 이들 3명 모두 해당 내규를 공지 받았고, 해당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 공연을 진행했다.

-'연예인 입시 특혜 입건' 조권 지도교수…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사람"   
조 씨의 학위 취득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지도교수 이 모 씨는 공교롭게도 최근 불거진 '연예인 대학원 입시 특혜'를 주도해 경찰에 입건된 인물이다. 이 교수는 공식적인 입시 절차를 무시하고 연예인들에게 이른바 '면접 패싱(passing)' 혜택을 줘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취재진이 만난 대학원생들은 이 교수에 대해 "이 교수님은 학과 안에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분"이라며 "학교에서도 이 교수님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원생들은 취재진이 1대1로 접촉해 서로의 신원을 알지 못하는 상태지만, 모두 같은 얘기를 전했다. 이 교수는 경찰 조사가 문제가 돼 현재 직위해제 상태지만, 한 대학원생은 "그분에게 직위해제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조 씨가 SNS에서 유독 강하게 반박하고 있는 내규 문제와 관련해선 "내규는 있다"며 "관심 있는 사람들은 알 수 있는데, 조권은 몰랐을 것이다. 그 교수님이 좋게 좋게 그냥 쉽게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면 되니까"라고 말했다.

● 이 와중에…졸업공연 평가위원장 교수는 기자에게 "들쑤시지 마라" 

-평가위원장 교수 "조심해라, 내부고발자 찾고 있다…졸업공연 영상 본 기억 없어"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얼마나 안이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는 취재 중에 여실히 드러났다. 조권 씨의 졸업공연 평가위원장인 교수는 "조 씨의 졸업공연 영상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졸업공연 영상은 조 씨의 학위취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평가 과제다.

해당 교수는 심지어 SBS의 취재와 관련해선 "들쑤시지 마라"며 "조심하라"는 경고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경찰과 언론에 제보한 내부고발자를 찾고 있다는 위험한 얘기까지 전했다. 교수의 말 그대로를 옮긴다.

"저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게 저희는 사실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다 된 상황이거든요. (어떻게 해결이 되었나?) 그것까지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고요. 내부적으로 해결이 되어서 오히려 내부고발자를 찾아내고 그러고 있는 상황에서 자꾸 들쑤시고 있는 것 같아서."

-교육부 오는 14일까지 현장 조사…이젠 경희대가 답해야 할 때
SBS는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경희대 대학원 실용음악 전공의 학사 비리 의혹 문제를 연속 보도했다. 이번에 SBS가 지적한 건 '학위 취득 절차'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대한 문제다. 학교를 열심히 다녔는지, 노래를 진심으로 했는지에 대한 물음이 아니다.

보도를 이어가는 동안 취재진에게 전달되는 자발적인 제보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첫 보도를 하기 전 "무섭다"며 입을 닫았던 이들도 이제는 조금씩 말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도 SBS 보도와 관련해 지난 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경희대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젠 대학이 답을 할 차례다. 



**이하 붙임자료
<경희대 아트퓨전대학원 실용음악학과 졸업공연 세부규정>
- 비논문학위로써 석사학위논문을 졸업공연으로 대체하길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졸업공연 세부규정이다.
1. 60분 이상 단독 공연으로써, 해당 학기 피평가자들은 동일 날짜에 공동으로 공연할 수 없다.
2. 공연장은 2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이어야 하며 피평가자가 직접 대관한다. (학생 희망 시 경희대 예술디자인 대학 내 A&D Hall 무상지원 가능, 단 해당학기 개강 후 30일이 경과하기 전에 주임교수를 통해 대관신청을 마쳐야함.)
3. 공연기획안(PPT) 작성 및 발표를 논문공개 발표일에 진행. 이때 논문과 동일하게 공연 진행에 대한 승인 여부가 결정 된다.
4. 공연에 사용될 음향, 영상, 조명 및 필요한 스탭구성은 피평사자가 직접 섭외 및 운영한다.
5. 피평가자 본인 외 세션연주자들은 교외 자원 활용도 가능하며 본인이 직접 섭외한다.
6. 공연포스터와 팜플렛은 공연 일시 한달 전에 인쇄가 완료되어야 하며 공연 20일 전까지 경기권 주요 5개 타대학 실용음악대학원 게시판에 게시되어야 한다. (주임교수에게 인증사진 등을 통해 홍보활동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한다)
7. 공연포스터 및 팜플렛 제작은 피평가자 본인이 진행하는데 정해진 양식은 없이 자유롭게 디자인하되 곡마다 학문적 수준의 음악해설이 기재되어야 한다. 홈프린터 출력 등 약식으로 만들어진 형식은 허용되지 않음으로 인쇄물로 제출되어야한다.
8. 인쇄물 등 공연 타이틀에는 "석사학위 졸업공연"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야 한다.
9. 인쇄물들은 공연 보름 전까지 심사교수들에게 제출되어야 하며, 공연 직후에는 10일 이내에 공연실황이 녹음 된(또는 촬영된) 디스크를 심사교수들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10. 졸업공연에 대한 심사는 공연에 참관하신 교수들 및 그 외 미참관 교수들은 제출된 결과물을 통해 이루어지며, 최종 결과 Pass/Fail 여부는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