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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6.0의 지진에도 침착하게…타이완 사람들의 대처


타이완 
답사 갔다가 
직접 겪은
끔찍한 일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손문입니다.

지난 7일 오전, 활성단층 연구하러
 타이완 화롄을 찾았어요.

기념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그날 밤 벌어질 일을 상상도 못 했죠.
“지진이다.”

밤 11시 50분, 
그때 우리는 호텔 13층에 투숙하고 있었어요.

막 잠이 들었는데
지진이 발생했어요.
일단 침대 밑으로 피하려는데…

너무 흔들려 침대마저 밀려나갔어요.

텔레비전도 떨어졌고 스탠드 유리도 다 깨졌어요.

제가 호텔 로비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호텔 로비 바닥에는
화분과 장식품이 널브러져 있었어요.


저는 지질학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호텔 밖으로 나가
현장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타이완 사람들이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질서정연하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어요.

타이완의 지진 관리 시스템은
놀라울 만큼 잘 구축돼 있었어요.

소방관, 경찰, 군인은 신속하게
구조 작업을 벌였어요.

지진이 발생하면 도로가 파열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타이완 경찰은 지진 발생 20분 만에
위험한 도로부터 통제했어요.

이 정도 지진이면
가스가 새면서 폭발하거나 불이 나곤 하는데
그런 모습도 찾기 힘들었어요.

타이완 화롄에서는 
지하에 가스관을 묻지 않고
대부분 LPG 통을 이용하거든요.

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건축물도 많았는데
기둥이 대부분 멀쩡했어요.

기둥 두께가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되게
두껍기 때문이죠.

내진 설계도 상당히 잘 돼 있었어요.

몇몇 건물이 기울어졌지만
연약한 지반에서 기초 공사를
잘못한 탓이지 내진 설계 문제는 아니었어요.


타이완에서 강진을 겪고 나니
경주, 포항 지진이 떠올랐어요.

이번 지진은 규모 6.0으로 
규모 5.4 였던 포항 지진보다 약 8배 정도 
강했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타이완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만 볼 게 아니라
서둘러 이들의 시스템을
공부하고 배워야 합니다.


*이 카드뉴스는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인터뷰를  
1인칭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지난 7일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활성단층 답사를 위해 타이완 화롄을 찾았습니다.

이날 밤 화롄에서는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고 손문 교수도 호텔에서 긴급 대피했습니다. 그런데 타이완 사람들은 생각보다 침착했습니다.

호텔 밖으로 나간 손문 교수는 타이완의 지진 관리 시스템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구조는 신속하게 이뤄졌고, 파손된 도로 근처도 20분만에 통제됐습니다.

내진설계가 잘 되어있어 필로티 건물도 대부분 무사했습니다.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도 타이완 시스템을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고 손 교수는 강조합니다.

기획 하대석 박수정/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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