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취재파일] '이재용'과 '장시호'의 엇갈린 판결 또 전관예우인가?

이한석 기자 lucaside@sbs.co.kr

작성 2018.02.07 16:23 수정 2018.02.07 18:07 조회 재생수7,412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이재용과 장시호의 엇갈린 판결 또 전관예우인가?
● '특검 히어로' 장시호 2년 6월 법정구속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물꼬를 터준 핵심 인물 장시호씨. 비선실세 최순실의 조카인 장씨는 구속 수감된 뒤 특검 수사에 절대적으로 협조했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법정에서도 범죄를 뉘우친다고도 했습니다. 국민들이 장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검찰도 선처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냉정했습니다. 적극 협조한 점을 감안해도 죄책이 중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장시호씨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아기 엄마는 그렇게 수의를 입고 수감중입니다.  
장시호● 뇌물만 36억 '재벌'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집행유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이른바 '요구형 뇌물'이라는 논리로 이 부회장을 강요의 피해자라고 봤습니다.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고 봤던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대폭 깎아줬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강요의 피해자라고 인정해도 항소심이 인정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수만 무려 36억원인데 말입니다. 36억원의 뇌물공여 피고인은 모처럼 양복을 차려입고 미소를 띠며 고급차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장시호와 이재용'의 엇갈린 판결만으로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이 얼마나 후했는지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의 '일관된 판단'

국정농단 사건 재판은 한 두건이 아닙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최순실, 이재용, 국민연금 문형표, 홍완선, 문체부 전 2차관 김종까지 모든 재판이 삼성의 순환출자고리처럼 엮여 있습니다. 한 재판부의 판결내용이 기존 재판부의 결론과 다를 경우 사건의 결론은 엉망이 됩니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유기적인 연결관계가 있기 때문에 언론은 재판부의 첫 선고를 주목했습니다. 첫 선고의 판단을 다른 재판부가 깨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확인은 어렵지만 재판부끼리도 서로 의견교환을 상당히 했을 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예측범위 안에 있던 게 사실입니다.

●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일관성 박살 낸 이재용 항소심 판결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일관성을 박살 낸 게 이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결입니다. 가장 다른 결론을 도출한 재판부의 이유는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종, 장시호는 판결은 물론이고 차은택, 김경숙, 문형표, 홍완선 사건의 여러 재판부는 공히 안종범 수첩의 내용을 발췌해 판결문에 명시하는 성의까지 보이며 수첩의 증거능력을 신뢰했습니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은 소수의견에 불과합니다.
 
● 항소심 판결 '이재용 탈옥작전'이라는 비아냥도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의 제목이 '이재용 탈옥작전'이라는 거침없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수의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담보하려면 의혹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각종 비판 댓글과 사나운 여론을 얘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정형식 부장판사의 친척들이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이라는 세간의 주장들을 반복하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법조인에게 법리의 해석을 놓고 따지자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 '이재용 재판부와 이재용 변호인의 친분의혹' 전관예우인가?
이재용 1심 선고, 항소, 특검, 이재용 변호인단재판부 판결의 공정성을 흔들 수 있는 가장 예민한 부분이 변호인과의 친분관계가 거론될 경웁니다. 그래서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의 면면을 살펴봤습니다. 

태평양 A 변호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행정법원에서 근무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정형식 부장판사와 2년 가까이 함께 근무했던 인연이 있었습니다. 다른 B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 C 판사와 부산중앙고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게다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함께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변호인과의 특수관계로 인한 오해로 재판부의 판단은 오해받기 십상입니다.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부였고 특히 초미의 관심이었던 국내 최대 재벌 삼성의 뇌물사건을 담당하는 항소심 재판부였습니다.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이재용과 장시호의 엇갈린 판결이 나온 배경이 법원의 전관예우 때문이라는 또 다른 오해가 불거질 경우 법원의 신뢰도는 크나큰 타격을 받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법원 내부가 큰 상처를 받은 시점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