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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손자 휠체어 밀고 24km…中 심금 울린 사연

중국 광시성에 사는 76살 할머니의 일과는 9살 난 손자의 휠체어를 밀고 길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기 위해 할머니가 하루에 걸어야 하는 길은 24km에 이릅니다.

[위잉스 (76세)/할머니 : 점심때에도 데려오고 데려다주고 저녁에도 데리러 가고 데려오고 하루에 7~8번 오갑니다.]

손자가 네 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부터 손자를 키우는 것은 온전히 할머니의 몫이 됐습니다.

자신도 고혈압과 류머티즘에 시달리고 있지만, 손자의 치료를 위해 운동을 시켜주고 하루 세 번 약들 달여먹이는 것도 거를 수 없는 일과입니다.

일을 찾아 도시에 나간 아이 아빠가 매달 부쳐주는 돈으로 생활비는 물론 손자의 치료비까지 대야 합니다. 산둥성 칭다오에서는 혼자 택배배달을 하는 7살 어린이가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 서명 좀 부탁합니다. 여기 이름을 써주시면 됩니다.]

소년은 아버지가 병으로 숨지고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택배 일을 하는 아버지의 친구가 맡아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를 맡길 곳도 마땅치 않아 택배 일에 데리고 다니다 보니 어느덧 택배에 혼자 나서게 된 겁니다.

[얜센셩/소년 아버지 친구 : 아이가 좋아해요. 전에는 아이를 데리고 택배를 다녔는데, 어느 날 급히 배달해달라는 고객의 전화를 듣더니, 자기가 그곳을 안다면서 혼자 배달하러 갔어요.]

소년들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중국인들의 동정과 우려는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 사회보장 시스템이 선진국처럼 촘촘하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라는 겁니다.

두 소년처럼 부모가 돌보지 못하는 이른바 유수 아동은 중국 정부의 공식 집계로만 6천만 명에 이릅니다.

중국은 2년 뒤인 2020년까지 모든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 전면 샤오캉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유수 아동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런 정책목표는 헛구호에 그치고 말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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