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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18 : 이대로 묻히기 아까운 영화 '1급 기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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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2018년 1월 개봉한 고 홍기선 감독의 영화 ‘1급기밀’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1급기밀’은 국내 최초로 방산비리를 다룬 영화입니다.

홍기선 감독은 1980년대 장산곶매, 서울영상집단 등에서 활동하며 사회 진보에 대한 열망을 영화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한국 영화운동 1세대입니다.

1992년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상업영화 시장에 데뷔했으며 2003년 ‘선택’, 2009년 ‘이태원 살인사건’ 등 실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고발 영화를 연출했습니다.

1997년 이태원에서 일어난 대학생 살인사건을 다룬 ‘이태원 살인사건’은 잊혀질 뻔한 사건을 재조명하여 진범이 잡히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1급기밀’이 개봉하기까지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민감한 소재 탓에 투자를 거부당했고 지역영상위원회와 개인투자자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박대익 역을 연기한 김상경은 예산 문제로 촬영이 미뤄지자 출연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부터 시작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힘들게 촬영이 마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홍기선 감독이 유명을 달리하고 명필름의 이은 감독이 후반 작업을 맡아 비로소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방산비리라는 거대한 괴물에 맞서는 한 군인의 외로운 싸움을 담고 있습니다.

비리와 얽힌 거래의 매커니즘을 밝히기보다는 양심을 지닌 인사이더가 사회에서 겪는 조직적 폭력에 주목합니다.

사회라는 거대 조직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과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이의 노력은 홍기선 감독이 오랫동안 다뤄온 ‘인간성’에 대한 주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영화들은 나에게 힘을 주었다. 의미 있는 것이란 곧 고단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역할은 우선 현실을 알리고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자본주의라는 사회가 인간을 개인화시키고, 경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 사회는 더욱 더 악화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며, 영화는 바로 그러한 희망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영화를 안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것이나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지는 않다.” – 홍기선 감독

만듦새는 조금 거칠지만 그를 둘러싼 배경에 눈이 가는 영화가 있습니다.

어떤 인생을 산 이가 만들었느냐,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느냐를 이해하며 영화를 본다면 ‘1급기밀’을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라는 문법을 통해 평생 세상과 맞서 싸웠던 고 홍기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

(글 인턴 한지은 감수 이주형)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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