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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트럼프 "북한은 그리스도의 적이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2월 1일 (목)
■대담 : 원일희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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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연두교서(年頭敎書)'…새해 국정 연설
- 해병대원과 팔짱 끼고 입장한 멜라니아…부부 불화설
- 美 언론, 트럼프 혼외정사 의혹 관련 내용 보도
- 탈북자 지성호 내세워 北 잔혹성 강조한 트럼프
- 美, 2003년 이라크 침공 때도 인류 보편적 가치관 강조
- 핵시설만 노려서 폭격하는 ‘코피 작전’ 이야기도 나와
- 대화로 비핵화 이끌어 낸다는 한국 정부와 온도 차 있어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또 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 마디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는데. 연두교서. 이 한반도 정세에 좀 불길한 전망을 불러오는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맞습니다. 오늘(1일)은 이 연두교서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했는데. 연두교서에 담긴 내용, 분위기. 너무나 많이 달랐기 때문에 제가 오늘 이 이야기 좀 하려고 들고 나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시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먼저 연두교서라는 것은 청취자 여러분들이 금방 와 닿으실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저희가 연두 기자회견이라는 말을 잘 안 쓰잖아요. 연두, 새해라는 뜻이고. 교서라는 것은 과거에 건국 처음에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편지 형식으로 보냈기 때문에 편지 서(書) 자를 써서 교서라고 썼는데. 일본이 그것을 그대로 한자를 가지고 와서 우리는 이것을 번역하다 보니까 연두교서(年頭敎書), 이렇게 됐는데. 이게 State of the Union이고 요즘 식으로 하면 Annual Message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냥 새해 국정 연설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편지가 아니라 스피치니까.

▷ 김성준/진행자: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State of the Union 연설이 연설 말고 정말 편지로만 국회에 보냈던 적도 있더라고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예. 과거에는 그랬다는 거죠. 그래서 그것을 일본이 알고 그것을 교서라는 말로 번역했고, 우리는 그 일본어 한자를 그대로 들어왔고.

▷ 김성준/진행자:

교서는 너무 교조적인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런데 너무 권위적이라고 해서 우리가 한동안 안 썼는데. 우리 언론들 보니까 슬금슬금 혼재해서 쓰네요. 그냥 국정 연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좋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이번 트럼프의 국정 연설은 일단 분위기부터 정말 제가 처음 보는 장면이에요. 제가 직접 본 적도 여러 번 있고 그동안 취재를 많이 했지만. 일단 따로 따로 들어가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아요. 미국 대통령 내외라고 항상 사이가 좋기나 하겠어요? 그러나 전통과 관례상 팔짱 끼고 남편과 퍼스트레이디가 같이 입장하는 게 전통이거든요. 그런데 청취자 여러분들도 보셔서 기억하시겠지만 멜라니아 여사가 잘 생긴 해병대 의장대원과 팔짱을 끼고 걸어 들어갔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혼자 갔습니다. 이것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멜라니아 여사가 무지하게 화가 나있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다보스 포럼 갈 때부터 그랬던 것 아니에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다보스 포럼도 혼자 갔잖아요. 이게 다른 신문도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권위지에서.

▷ 김성준/진행자:

더군다나 보수적인 신문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트럼프 대통령이 그 당시에 누구누구와 혼외정사를 가졌다. 그런데 선거 과정에서 입막음용으로 이 배우에게 우리 돈으로 1억 4천만 원을 줬다. 그런데 그 시점이 멜라니아가 첫 아들을 낳았던 한 달 뒤다. 사실 관계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만, 어찌 됐든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 때문에 멜라니아 여사 심기가 매우 언짢고, 부부 간에 백악관 내에서도 각방을 쓰고 있다. TV 수상기가 두 대 들어갔다. 이런 얘기가 언론 보도로 나오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우리가 함부로 추측하는 것은 참 문제입니다만. 그래도 그 권위지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의 바람 행각에 대해서 그렇게 쓴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럼요. 트럼프 대통령을 잘 알고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고 있는 미국 언론들이 신문, 방송 모두 다 사실 관계에 근거해서 기자회견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이 혼외정사 문제는 앞으로도 문제는 될 것 같은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지금 신경 안 쓴다는 것 아니에요. 따로 가거나 말거나, 할 말은 한다는 것이고. 분위기가 이랬는데요. 이렇게 냉랭했던 멜라니아 여사 얘기를 제가 하려는 것이 아니고. 멜라니아 여사와 같은 줄에 앉아있었던 초청 인사들이 정확한 메시지거든요. 

거기서 제가 오늘 소름 끼쳤던 것은 지성호 씨라고, 오히려 한국 내에서는 이 사람이 누군지 잘 몰라요. 미국 내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에요. 탈북자고. 식량을 사기 위해서 석탄을 훔치던 탈북자인데. 기차에서 떨어져서 다리 하나, 손 하나를 잃었죠. 그 상태로 수용소에 있다가 목숨을 걸고 탈북해서 미국에 가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성호 씨를 호명하고, 목발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그 옆에 웜비어 군의 부모가 있었고.

▷ 김성준/진행자:

웜비어 씨는 북한에 갔다가 억류돼서 돌아왔는데 이유도 모르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죽었죠. 북한 정권의 고문에 의해서 사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9번이나 언급을 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웜비어 가족과 탈북자 지성호 씨를 내세워서 전 세계에 북한 인권의 가혹성과 잔혹성을 강조한 겁니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다시 설명을 드릴게요. 어찌 됐든 트럼프 개인적으로는 기행을 벌이고 있지만,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매우 정확했고. 그것은 한반도 정세와 한반도의 운명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소름끼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뭐랄까요. 레토릭. 다시 말해서 웜비어 가족이나 지성호 씨나, 이런 상징적인 인물들을 내세우면서 북한을 여러 번 언급하고, 할 수 있는 악담은 다 했는데. 정작 정책적인 방향이라든지. 구체적인 무언가 눈이 번쩍 뜨이는 북한과 관련된 구체적 지향점을 밝히지는 또 않았어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없었죠. 그러니까 미리 예고를 좀 했잖아요. 눈이 번쩍 뜨일 것이라고. 뭐가 번쩍 뜨일 것인가. 오늘 제가 이른바 한반도 전문가라는 많은 분들과 통화를 하고 토론을 하다 왔는데. 이 분들은 분노와 화염이라고 하는, 군사 행동이라고 하는. 차라리 이런 직접적인 워딩이 있었으면 이것은 외교적 레토릭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 오늘 했던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 오히려 이게 더 무서운 것이다, 소름 끼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네요. 왜냐하면 지구상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잔혹한 정권이다, 미국의 적이다. 하나 더 나왔죠, 그리스도의 적이다. 미국 사람들은 기독교의 적이라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얘기예요. 이러한 사악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로 미 본토를 위협한다. 양보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이 워딩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이제까지 양보했다는 얘기네요. 북핵 협상 전반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국이 어떤 정책을 얘기하지 않고. 어떠한 국가에 대해서 인권과 인류 보편적 가치관을 강조했던 사례가 2003년도에 이라크 침공할 때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욕할 때랑 비슷한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악의 축이라고 했었잖아요. 북한을. 2017년, 작년에 트럼프가 시리아 폭격을 명령할 때도 시리아 조그만 나라에서 분쟁이 있는데 우리가 왜 개입하느냐고 처음에 그랬다가 갑자기 침공해 버렸잖아요. 폭격을 했잖아요. 그 때 이유가 그것이었잖아요. 어린이들 인권. 그러니까 미국이 인권을 강조할 때가 폭격을 얘기할 때보다 훨씬 더 위험한 시그널이라는 데에 지금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는 트럼프가 이번에 북한이라는 워딩을 7번 언급하면서 여러 나라를 얘기하는데 적이라고 했어요. 분명한 적. 미국의 적이라고 했거든요. 제 기억에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 연설 하면서 북한을 이렇게 여러 번 언급하면서 인권을 강조하고 잔혹성을 강조한 게 제 기억으로도 처음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가장 강도 높고, 폭도 넓고, 양도 많고. 항상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든 북한이 NPT 탈퇴한 이후에는 항상 한두 마디씩은 신년 연설에서 했는데. 이렇게 폭넓고 깊이 있게 얘기하는 대통령은 처음 아닌가 싶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군사 작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인권을 강조하는 이 연설은 대단히 고난도로 군사 옵션이 오히려 더 한 발 더 갔다. 그래서 지금 코피 작전이라는 얘기가 아주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워싱턴 정가에서. 이른바 Blood Nose. 애들 싸움에서 보면 흔히들 하는 말로 선빵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선빵 때려서 일단 코피 터뜨리면 코피 터진 사람은 일단 지는 거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대개 울고 돌아서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울고 돌아서고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데. 이게 군사적으로 미 행정부가 북한과 전면전으로 확전하지 않고 딱 핵시설만 족집게로 찍어서 폭격하고 끝낸다. 순식간에 끝낸다. 이게 코피 작전이란 말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게 되겠냐 말이죠. 보면 예를 들어서 영변 핵시설이 있을 때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가능했죠.

▷ 김성준/진행자:

영변만 그야말로 Surgical Attack, 정밀 타격을 하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 핵미사일 발사하는 지역만 보더라도 이동식 미사일을 가지고 함경도에서 쏘고, 평안도에서 쏘고 여기저기에서 막 쏘잖아요. 이제는 SLBM이라고 잠수함 핵미사일도 사실상 실전 배치에 근접한 단계까지 와 있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빅터 차 내정자도 20만 명에 달하는 주한미군과 한국 내에 있는 미국인들의 안전이 담보되어 있지 않다. 두 번째, 시리아와 이라크와 달리 북한은 쌍코피 터지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 이렇게 반대 의견 냈다가 그냥 순식간에 잘렸다는 것 아니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빅터 차 교수가 주한 미 대사 지명됐고, 아그레망도 이미 처리가 된 거잖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럼요. 아그레망 받은 다음에 지명 철회한 것은 사실상 트럼프니까 가능한 얘기입니다. 이건 외교상 있을 수가 없는 문제인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짐 싸서 비행기 타고 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곧바로 경질을 해버린 거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지난 주말에도 본인도 몰랐다는 것 아니에요. 우리 정부가 몰랐던 것은 당연한 것이고. 트럼프가 빅터 차 교수의 내정을 이렇게 전격적으로 철회한 이유는 그러한 이유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것 아니에요. 빅터 차 교수의 충성심을 의심했다는 겁니다. 왜? 아그레망 받은 이후에 빅터 차 교수가 우리 정계, 관계, 학계의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면서 코피 작전 문제 있다, 반대한다는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런 얘기를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람 충성심에 문제가 있군. 내가 지금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거기가 대고 대놓고 여기저기서 반대 의견을 내? 잘라, 관둬. 이랬다는 거예요. 황망한 거죠.

▷ 김성준/진행자:

빅터 차 교수가 부시 행정부에서 일을 할 때 이 양반도 참 보수적인 사람이다, 특히나 대북 문제에 대해서 강경한 원칙주의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저희는 그 때 매파로 분류를 했었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매파로 분류를 했었죠. 그런데 이 양반이 잘리는 것으로 봐서는 참 트럼프가 얼마나 매파인지 걱정이 됩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지금 이게 대북 군사 옵션을 미국이 당장 한다는 게 아니라. 대화로 비핵화를 이끌어 낸다는 한국 정부와 분명히 온도차가 있는 것이고. 워싱턴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번 연두교서 내용에 대해서 우리 정부도 적잖이 분석이 필요한 것 같아서 제가 오늘 강조를 해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걱정입니다. 여기까지 하죠. 지금까지 원일희 SBS 논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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