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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갑자기 숨진 아빠…24시간 동안 아빠 시신 돌본 아이들

24시간 동안 아빠 시신 곁에 남겨진 아이들
갑자기 숨진 아빠를 아픈 줄만 알고 돌봤던 아이들의 사연이 알려져 주목 받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9일,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웨스트요크셔주 핼리팩스에 사는 헬렌 데이킨 씨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헬렌 씨는 평소 출장을 자주 다녀 집을 비울 때마다 남편 크리스 씨가 어린 두 딸을 돌보았습니다. 크리스 씨는 4살 펄과 2살 아이리스와 매일 같이 사진을 찍을 정도로 자매를 끔찍이 아끼는 헌신적인 아빠였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가을, 아내 헬렌 씨가 런던으로 출장 간 동안, 집에 남겨진 세 사람에게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크리스 씨가 급성심부전으로 쓰러져 숨진 겁니다.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헬렌 씨는 남편이 아침 안부 전화를 받지 않자 단순히 아이들을 챙기느라 바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녁이 다 되도록 회신이 없자 걱정이 된 헬렌 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연락했고, 어머니가 집에 방문하며 모든 것이 밝혀졌습니다.

대답 없는 현관문을 따고 집으로 들어간 경찰은 숨이 멎은 아빠 곁을 지키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가 아프다고 생각한 첫째 딸은 소화제를 입에 넣어 크리스 씨를 낫게 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헬렌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안타까움과 분노 섞인 마음을 털어놨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전화 한 통만 했어도 이렇게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가운 시신이 된 아빠를 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24시간 동안 아빠 시신 곁에 남겨진 아이들
이후 헬렌 씨는 자신의 사연을 외부로 알리며 영국 교육기관들이 긴급 연락망을 제대로 구축하고,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았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딸들에게 남은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헬렌 씨는 "딸이 종종 남편이 죽었던 날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세세히 얘기하고 혼자 방에 남겨지는 것을 싫어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구성=조도혜, 사진= 페이스북 Helen Daykin) 

(SBS 뉴미디어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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