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내정 철회…"백악관과 이견 보여"

<앵커>

주한 미 대사로 임명동의 절차까지 마친 한국계 빅터 차 교수에 대한 내정이 이례적으로 철회됐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빅터 차 교수보다도 더 강경한 내파를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흥수 기자입니다.

<기자>

미 백악관이 1년 넘게 공석인 주한 미 대사직에 내정했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의 내정을 철회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지난해 말 임명 동의 절차인 아그레망 승인까지 우리 정부로부터 받은 상태입니다.

내정 철회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대북 정책 등에서 백악관과 이견을 보인 게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차 교수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제한적인 선제타격을 가하는 개념인 이른바 '코피전략'에 대해 백악관 관리들에게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대북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단지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는 못한다며 이 전략은 미국인에게 엄청난 위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 폐기 위협에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정부는 차 교수가 한 달여 전 한국 정부의 임명동의를 받았는데도, 정식 부임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그동안 이상 기류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계 2세인 빅터 차 교수는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과 북핵 6자회담 부대표 등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입니다.

이번 내정 철회로 주한 미 대사직 공석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