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 대사 낙마' 빅터 차 "대북 타격으론 북핵 못 막아"

차기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다가 갑작스럽게 낙마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대북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단지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는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차 석좌는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의 코피를 터트리는 것은 미국인에게 엄청난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코피를 터트리다'는 표현은 미 행정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코피 전략', 즉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에 대응해 관련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전략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앞서 차 석좌의 주한 미 대사 내정 철회 사실을 전한 기사에서 바로 이 코피 전략을 둘러싼 차 석좌와 백악관의 이견을 이유로 들었는데, 차 석좌가 직접 기고문을 통해 이를 확인한 셈입니다.

차 석좌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 프로그램을 단지 늦출 뿐"이라며 "또한 공격은 확산의 위협을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미 행정부는 신임 주한 대사로 차 석좌를 내정한 뒤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가 곧바로 승인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한달 가까이 공식 임명 절차가 지연되면서 '이상 기류설'이 흘러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