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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병실 신고하고…중환자실 꼼수 운영, 피해 키웠다

3층 중환자실에 환자 21명…돌봤던 간호사 단 2명뿐

<앵커>

이번 화재로 중환자실이 있는 3층에서 무려 9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당국에는 일반병실로 등록해 놓고 말로만 중환자실로 불러온 거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 보니 안전시설과 인력 모두 부족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화재 당시 119구조대는 구조에 총력을 기울인 곳 중 한 곳이 본관 3층 중환자실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만우/밀양소방서장 (지난 26일, 화재 당일) : 여기가 거동 불편 중환자실입니다.]

하지만 이미 유독가스에 휩싸인 뒤였고 이곳 환자 9명이 숨졌습니다. 밀양시청에 있는 병원 도면에도 이곳이 중환자실이라 적혀 있습니다. 병원도 중환자실로 운영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손경철/세종병원 이사장 (지난 26일, 화재 당일) : 3층에 저희들이 중환자실로 사용하고 있는 부분에 자기 몸을 못 가누는 그런 분들이 돌아가신 분이(많습니다.)]

그런데 지자체에는 이곳을 일반병실로 신고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천재경/밀양보건소장 : 좀 중한 환자들을 그 병실에 모아서 관리를 했습니다. 자기들이 중환자실이나 집중치료실로 불렀지 법상으로 그 병실은 일반 병실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반 병실로 신고해 놓고는 사실상 중환자실로 운영해온 겁니다. 중환자실이라면 정전 상황에 대비해 무정전 시스템도 마련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없었습니다.

3층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었습니다. 부검해보니 연기를 마시고 숨진 건 아닌 걸로 드러났는데 정전이 되면서 이 호흡기가 멈췄던 거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이 3층 중환자실에 환자 21명을 수용하고 있었고, 돌보는 간호사는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대로 된 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병실을 말로만 중환자실로 운영해 온 병원의 편법과 안이함 때문에 희생자가 더 늘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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