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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빙하기 같아요"…계속되는 한파, '블로킹' 때문이다?

[리포트+] "빙하기 같아요"…계속되는 한파, '블로킹' 때문이다?
관*그래픽
"추워서 손도 못 꺼내겠어요"
"빙하기 온 거 같아요" //
전국을 강타한 강추위에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모자에 목도리까지 둘러쓴 사람들도 많은데요. 어제(24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7년 만에 가장 낮은 영하 10.7도를 기록한 데 이어, 오늘(25일) 아침 기온도 영하 16도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찬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 22도까지 떨어졌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추운 걸까요? 이번 한파는 언제쯤 끝나는 걸까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되고 있는 매서운 한파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리해봤습니다.

■ 손발이 꽁꽁 어는 매서운 추위, 북극에서 시작됐다고?

한반도를 휘감고 있는 찬 공기는 북극에서 시작됐습니다. 북극 주변에는 지구 자전에 따라 부는 편서풍인 제트기류가 흐르는데요. 빠르고 강한 상태의 제트기류가 극지방을 에워싸고 북극의 한기가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데 일종의 둑처럼 찬 공기를 막아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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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원인① 북극진동
제트기류 이미지 //
그런데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북극 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 이 제트기류는 힘을 잃고 사행(蛇行)하게 됩니다. 사행이란 뱀이나 풀어진 리본처럼 구불구불한 형태로 부는 바람을 말하는데요. 이렇게 약해진 제트기류를 틈타 북반구 중위도 곳곳에 북극의 한기가 쏟아져 내려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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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진동 지수 음(-) 제트기류 약해짐(남북방향으로 움직임 활발)
북극진동 지수 양(+) 제트기류 강해짐(동서방향으로 움직임 활발)
이렇게 극와류가 수십 일 또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반복하는 현상을 '북극진동'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10일 정도는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값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다음 주까지 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 일주일 내내 춥다...북극 찬 공기 내려오게 한 '블로킹'이 뭐기에?

이번 한파의 또 다른 원인은 '블로킹'입니다. 블로킹은 저지고기압(Blocking High)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특정 지역에 발생한 고기압이 오랜 기간 정체돼 공기 흐름 자체를 방해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고기압은 맑은 날씨를, 저기압은 구름이나 비를 동반합니다.

고기압과 저기압은 대부분은 짝을 지어 나타나는데요. 이 영향으로 일주일 중 3~4일 춥고 나머지 3~4일은 날씨가 흐리지만 덜 추운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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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원인② 블로킹
블로킹 위치와 특성 //
하지만, 블로킹은 예외입니다. 일주일 내내 추운 칠한(七寒)이 계속되는 한반도 주변에는 저지고기압인 블로킹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서쪽으로는 우랄산맥 블로킹이 동쪽으로는 베링해와 척치해 부근에 블로킹이 벽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요. 우랄 블로킹은 북극 찬 공기를 끌어 내리고, 베링해와 척치해 블로킹은 내려온 찬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기상청 이현수 장기예보관은 S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블로킹은 이동하기보다 정체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찬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들어 기록적인 한파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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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기상청 장기예보관]
"우리나라 동쪽에 위치한 블로킹 형태의 고기압은 앞으로 점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추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그렇다면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추위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기상청은 다음 주 화요일부터 날이 조금 풀리겠지만, 다음 달 초까지는 예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추운 날씨에는 몸도 움츠러들고 한랭 질환의 위험도 커지는 만큼 보온에 신경 써 이번 한파를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안영인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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