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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정현, 어려서부터 대담하고 배짱 좋던 선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24일 (수)
■대담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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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나이의 정현 선수 4강 진출, 세계가 놀랄 일
- 서양인보다 신체 발달이 늦는 동양 선수로서 드문 일
- 15세 때 정현 선수, 대범하고 배짱 있는 성격이었어
- 선천성 약시 앓고 있던 정현 선수…핸디캡 극복
- 위기관리 능력 향상…기량 면에선 정현 선수가 한 수 위
- 톱 10안에 들 수 있는 메이저 대회 급 선수 됐어


▷ 김성준/진행자:

오늘(24일) 날씨도 굉장히 추운데 그 추운 날씨를 정말 훈훈하게 만들어준 낭보가 있었죠. 조금 전 주요 뉴스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 테니스, 정현 선수. 22살 정말 젊은 혈기가 넘치는 선수입니다. 오늘 호주 오픈 8강전에서 승리해서 4강에 진출했죠. 이게 테니스 대회 호주 오픈, 이게 어떤 경기냐, 큰 경기인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우승 하면 상금이 30억 원이 넘고요. 정말 메이저 테니스 대회입니다. 이 4강에 우리나라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진출한 정현 선수. 정현 선수를 발탁하고,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하고 키워준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을 지금 연결해서 이번 4강 진출의 의미와 경기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원홍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제가 부회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시아테니스연맹 부회장 직함을 갖고 계셨죠?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그런데 저는 그 부회장 그만 뒀고요. 저는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라고 불러주시든지, 아니면 전 삼성증권 감독이라고 불러주시든지.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전 회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테니스 인기 있는 스포츠이기는 합니다만, 한국에서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다는 것. 한 마디로 의미를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저희 테니스인 입장에서는 꿈같은 일이고요. 정말 예상도 못했고, 지난 2000년과 2007년에 이형택 선수가 16강 갔을 때만 해도, US 오픈에서. 그것도 기적이라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약관의 나이에, 지금 아직도 경험이 일천한데도 불구하고 정현 선수가 4강에 간 것은 엄청나게 크게 의미가 있고요. 특히 우리나라의 테니스 시스템이나 이런 게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서 이런 훌륭한 선수가 나온 것은 정말 세계가 놀랄 만한 일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신 것과 관련해 몇 가지를 세분화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형택 선수가 16강에 진출했던 US 오픈. 우리가 보통 골프에서 US 오픈이라고 하면 굉장히 큰 메이저 대회라고 생각하는데. 이형택 선수가 US 오픈의 16강에 갔다는 것을 기적이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호주 오픈은 US 오픈과 비교해서 예를 들어 격이라고 할까요. 어떻게 비교할 수 있습니까?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똑같습니다. 똑같은데. 우리가 4대 메이저라고 해서, 골프도 물론 4대 메이저가 있지만 역사나 이런 것으로 보면 테니스가 굉장히 엄청나게 오래된 메이저 대회거든요. 그래서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영국 오픈인데 그것을 윔블던이라고 하고요.

▷ 김성준/진행자:

윔블던이 영국 오픈이군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예. 이렇게 4개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US 오픈까지.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물론 윔블던의 역사가 제일 깊고 그것을 우승하는 것이 가장 영광되게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은데요. 이 4가지 대회를 다 똑같은 레벨로 보시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다 메이저급 선수들이 참가하니까 그렇겠네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호주가 제일 먼저 열리기 때문에 나중에 열리는 대회들이 조금씩 상금이 올라갑니다. 마지막 US 오픈 상금이 제일 크죠.

▷ 김성준/진행자:

해마다 호주 오픈이 메이저 중에서 제일 먼저 열리는군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예. 1월 달에 열립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지금 약관의 젊은 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22세의 정현 선수. 테니스에서는 22세가 아직 완전히 무르익지 않은 젊은 나이로 보는 겁니까?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예. 과거에는 10대에도 우승한 선수들이 몇 명 있었어요. 마이클 창이라든가 보리스 베커라든가. 그런 선수들이 많았는데. 아시다시피 지금 나이가 많은 나달, 페더러, 조코비치 이런 선수들이 세계 무대를 잡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이 그동안 없었어요. 많지 않았어요. 물론 정현이 꺾은 선수 같은 경우도 23살밖에 안 됐지만. 어쨌든 지금 현재 그런 상황이고, 특히 동양 선수가 여러 가지 체격 조건으로 볼 때 이런 메이저 대회에서 4강을 올라간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젊은 선수가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예. 경험이 부족하고 특히 동양 선수들은 아무래도 신체 조건 발달이 좀 늦습니다. 실제 서양 사람들에 비해서. 그런 의미에서도 굉장히 대단한 일이라고 볼 수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네요. 그런데 정현 선수가 젊은 나이에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여러 가지로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만. 우리 회장님께서는 정현 선수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질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고 후원도 주선하셨고 여러모로 도움을 주셨잖아요. 그 때 뭐를 보고 정말 크게 될 싹이라고 생각하셨나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저는 선수를 볼 때 일반적으로 기본 재능은 다 있어야 하죠. 그렇지만 그 멘탈이 굉장히 중요한데. 특히 대범한 것, 남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라든가. 정현 선수와 제가 처음 면접이라고 할까요, 아버지가 데리고 왔는데. 제가 대화를 10분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통의 선수들은 그 나이에는 다 저를 어려워하고.

▷ 김성준/진행자:

그 때가 몇 살 때입니까?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중 3 때이니까 15살이겠죠. 그런데 키도 훌쩍 컸고, 미국에서 돌아왔었는데. 그러면서 제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 자꾸 웃어가며 여유 있게 대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놈 봐라 하며 속으로는 이런 배짱이면, 재능은 이미 검증이 됐기 때문에 충분히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형택이 이미 은퇴를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선수가 앞으로 장래에 한국 남자 테니스를 대표할 선수라는 판단이 들어서 제가 삼성에 적극적으로 추천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 회장님도 대단한 선구안이네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저는 여러 번 매스컴에 나왔지만 운동선수로는 성공을 못했는데. 선수들을 많이 키웠고. 그 때마다 선수들의 관상을 관상학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표정이나 이런 것을 보고 그러며 선수들을 제가 선택하거든요. 그래서 윤용일이라든지 이형택이라든가 박성희, 조윤정 선수들도 다 그런 맥락의 선수들을 발굴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저도 오늘 처음 알았는데. 정현 선수가 테니스를 시작할 때가 7살 때인데. 선천성 약시를 이미 앓고 있었다. 눈이 약시였다.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네. 원래 난시인 줄 알고 있었고, 그러고서는 나중에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을 한 다음에 안민석 의원이 서울대병원 안과에 진료를 요청해서 검사를 하니까. 9도 근시라고 나왔어요. 그래서 자기가 눈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안경을 잘못 끼고 운동을 했던 것이죠. 테니스 선수는 눈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래서 다시 안경을 눈에 새로 맞춰서 눈에 대한 문제를 해소한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공이 날아오는 게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스피드인데.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맞습니다. 그 정도로 눈이 나빴고 제대로 된 안경을 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죠. 사실은 그렇게 눈이 나쁘면 치명적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제가 생각해도 다른 운동도 아니고 공이 휙휙 날아오는 운동에서 눈이 나쁘다는 게 굉장한 핸디캡이 될 텐데. 저는 이것을 보면서 과거 박지성 선수의 평발이 생각나더라고요.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특히 테니스는 리턴할 때 눈을 가지고 리턴하거든요. 그런데 정현 선수가 리턴을 아마 세계적으로 제일 잘 하는 선수 중 하나일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게 지금 놀랍고. 물론 안경을 통해서 부활을 했겠지만. 어쨌든 눈 문제가 굉장히 핸디캡으로 어려웠었는데 잘 극복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네요. 정말 놀라운 일이네요. 자, 솔직히 말씀드리면 8강에 올라갈 때는 조코비치 선수의 컨디션이 좀 안 좋았다면서요. 팔이 안 좋거나 그랬다고 하던데.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예. 안 좋았지만 그래도 그 선수가 16강에 올라왔다는 것은 그만큼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요. 그 선수가 메이저 대회를 10회 이상 우승하면서 가지고 있는 경험이라든가 기량 이런 것들은 저희가 무시할 수 없죠. 제가 그 날 현장을 봤는데. 물론 서비스가 조금 난조이기는 했지만. 전성기 때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잘 했던 것 같아요. 다만 거꾸로 정현이가 너무 잘 하는 바람에 조코비치가 조금 위축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경기를 보면 상대 선수도 랭킹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아주 강자들을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키면서 올라온 선수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 사실 제 느낌으로도, 테니스를 잘 모르는 제 느낌으로도 정현 선수가 아주 코트를 지배하는 것 같다. 정신력으로.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맞습니다. 기량 면에서 한 수 위였고요. 다만 걱정되었던 것은 정현 선수가 이름 있는 선수나 높은 랭킹 선수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덜하지만. 오히려 랭킹이 낮은 선수가 치고 올라올 때 부담을 느낄 수 있거든요. 오히려 더 부담을 느껴서. 초반에 그래서 미스를 좀 많이 하는 것을 보고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그걸 잘 극복했고, 특히 좋아진 게 위기 관리 능력. 자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잘 극복하는 것을 몇 차례 보고 나서 역시 메이저 대회급 선수가 됐구나. 그것도 톱 10에 갈 수 있는 선수가 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었습니다. 정현 선수, 4강 또 승리하기를 꼭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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