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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달방, 5∼60대 독신 남성 일용직 노동자 많아"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22일 (월)
■대담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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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주자가 받는 지원금에 맞춰 건물주가 월세 인상
- 화재에 취약한 건물…여관 주인도 범죄에 쉽게 노출
- 소방통로도 방으로 만들어 빌려주다가 점검 때만 개방
- 지역 개발로 쪽방촌에서도 내쫓기는 주거 빈곤층
- 예산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대 주택 공급 안 돼



▷ 김성준/진행자:

지난 20일이죠. 종로의 한 여관에서 발생한 화재로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화재는 한 취객이 여관에 들어가서 성매매를 요구하다가 주인이 거부하니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6명이 숨졌다고 말씀드렸는데, 서울까지 여행을 왔던 세 모녀가 싼 값에 여관에 묵으려다가 한꺼번에 숨진 경우가 있고요. 또 이렇게 피해자들 상당수는 저렴한 숙박을 위해서 여관을 오랫동안 이용한 사람들도 있고. 그 중에는 2년 넘게 장기 투숙을 한 피해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주거 빈곤층의 열악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연결해서 지금 우리가 주거 빈곤 실태가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윤애숙 국장님 안녕하십니까.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번에 보니까 여관 같은 곳에서 한 달에 얼마씩 숙박비를 내고 투숙하는 것을 달방이라고 하더라고요. 화재가 일어난 종로여관 같은 경우도 달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인데, 주로 이런 곳에서 여관에 장기 투숙하는 경우가 어떤 분들입니까?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사실상 이런 달방이라고 부르는 곳들이 쪽방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들인데요. 주되게는 고령자, 대부분이 5, 60대 이상의 남성 독신 가구가 많으시고요. 경제적으로는 아무래도 기초생활수급 같은 수급을 받고 계시거나 일용 노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남성이 대부분 많군요. 그런데 이 달방이라고 해야 하나요. 이런 곳에 묵는 경우에 한 달에 얼마씩 내고 묵는 겁니까? 평균적으로 볼 때.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위치나 그 안에서도 나름의 시설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요. 저희는 사실 포괄적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 곳들도 쪽방이라고 보고 있는데. 아주 저렴한, 정말 방만 있는 곳들 같은 경우에는 일세로 8, 9천원, 한 달에 25만원 하는 곳부터 해서. 이번에 사고가 난 곳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45만원 정도라고 하는데요. 여관이냐 여인숙이냐 이런 것들에 따라 5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네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예. 많이 비싸죠. 보증금이 없다는 이유로 어쨌든 월세가 많이 높은 부분도 있고요. 이런 곳들이 거리 노숙하시는 분들에게는 일시적인 주거 지원을 하는 대체재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 때 지원 받는 금액이 한 달에 25만원에서 30만원 정도 되기 때문에. 그 금액에 맞춰서 건물주들이 가격을 일시에 올리는 것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걸 다 보고 건물주들이 가격을 조정하는군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예.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을 정부로부터 받으려고 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어떻게든 길바닥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이런 곳에 투숙하려고 할 텐데. 당장 이번에 불 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런 숙소 같은 경우에 안전이라는 게 별로 보장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예. 그렇죠. 일단은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지어진 지 오래되다보니, 그 때 당시에는 관련 규제들이 없는 상태에서 지어지다보니 영향을 안 받는 경우도 있고. 설치를 해야 된다고 한들 사실 집주인들에게 강제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어서 그런 것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이런 집들이 굉장히 다닥다닥 붙어 있어요.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공간을 두고 붙어있는 경우도 있어서. 만약에 무슨 일이 나더라도 소방차가 진입한다거나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들도 많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 것들이 화재나 건물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고. 이번에 종로여관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요. 방범시설 같은 것도 당연히 취약하겠죠?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이 분들이 그렇다면 범죄에도 많이 노출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사례들이 많이 생깁니까?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아무래도 이런 곳에 계시는 분들은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명의도용이나 대포통장, 대포차량 같은 것들에 당한 경우들은 몇 번씩 계시고요. 또 사실 이번 관련 인터뷰를 보니까 여관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취약하게 범죄에 노출된다고 하더라고요. 길이 워낙 좁고 어두우니까 밤에 무슨 일이 있어서 사람이 쓰러져 있어도, 이 사람이 누구에게 맞았는지, 공격을 당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사실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조금 전에 건물의 안전 문제를 말씀하시면서 정부가 강제할 방법도 없다고 하셨는데. 당연히 다닥다닥 붙여서 만드는 불법 개조라든지 증축 같은 것. 그리고 소방도로가 안 나는 것이라든지. 여러 가지 화재 취약 시설들을 정비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당연히 정부가 규제해야 하는 사안이 아닌가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그렇죠. 그런데 사실 점검이 나올 때에만 일시적으로 치운다든가, 일시적으로만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든가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면 고시원 같은 경우에는 소방통로로 이용해야 하는 곳을 임시로 막아서 방으로 빌려주다가, 지도 점검 같은 게 나온다고 하면 며칠 앞두고 지내시던 분을 쫓아내는 형태로. 마치 있는 것처럼 다시 한다든가 이런 것도 있고. 이럴 것 같으면 안 하겠다고 해서 건물 리모델링하겠다고 하면서 완전히 내쫓아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이고. 사실 그런 것들이 거기 사시는 분들에게 다시 피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그 방이 없어지면 갈 곳이 없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런 경우도 있어서 사실 규제를 강하게 해야 한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만 얘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만약에 이런 곳들을 정비한다고 해서 그 분들이 방에서 쫓겨나게 된다고 하면. 그렇게 머물 곳이 전혀 없나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사실 쪽방이 아주 작은 비율로 줄어들고 있어요. 2014년 정도부터. 서울에서 제일 큰 쪽방촌이 동자동인데, 거기는 1,000개가 넘는 쪽방이 있는데요. 사실 동자동에만 해도 지난 2, 3년 사이에 게스트하우스로 바뀐 쪽방이나 여관 건물 사례가 7개 정도 있고. 건물을 안전 진단, 안전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다 나가라고 하곤 게스트하우스 영업을 하려고 주민들을 하루아침에 내쫓는 일들도 있었는데. 사실 이런 곳들이 점점 건물주들 같은 경우에는 리모델링을 만약에 한다면 그걸 차라리 게스트하우스로 쓰면 쪽방을 운영하는 것보다는 수익이 훨씬 많이 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바꾸려고 하고. 사실 서울시내 주요 도심지에 쪽방이 몰려 있다 보니 여기 있는 집주인들이 안 하겠다고 했을 때는 이 분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없죠. 그 정도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방이라는 게 서울 안에서는 많이 없어지고 있어서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시설은 쪽방에 계시는 분들이나 노숙자 분들이 영구적으로 가 있을 수 있는 곳은 없는 거죠?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계약을 하게 되면 9번 정도 재계약해서 20년 정도는 살 수 있는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이라는 것이 있어요. 쪽방 사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보증금으로 50만원 정도를 내고 나머지는 정부에서 지원을 해서 임대주택을 다세대 주택이나 이런 곳들의 집들을 지원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게 사실은 매년 정부에서 의무 보급해야 하는 양이 있거든요. 그 해에 제공되는 임대주택의 15% 이런 의무보급량이 있는데. 사실 지난 10년 동안 보급한 게 작년 한 해 동안 보급했어야 했던 양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실 그래서 쪽방에 사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가고, 특히 거리 노숙을 하기 직전에 쪽방에 머물렀던. 그러다가 거리로 결국 나오게 됐다는 사람들이 작년에 특히 많이 늘었는데. 이 상황에서 임대주택도 부족하고, 해야 하는 정책들이 의무보급량 같은 것도 지키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갈 곳이 없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그런 곳에 들어가려는 의지도 있고 또 보증금 50만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급이 부족해서 못 들어가는 사람 수가 굉장히 많다는 말씀이신가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그렇죠. 1년 넘게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차피 해봤자 안 될 건데 뭐 하러 신청하느냐는 사실 이런 짙은 패배감 같은 것들이 사실 사시는 분들에게는 많습니다. 혼자라서 안 된다, 집이 없다, 맞는 게 없다, 올해는 예산이 끝났다. 이런 식으로 거절을 당하시기도 하고요.

▷ 김성준/진행자:

자격 조건 같은 게 너무 엄하거나 이런 것은 전혀 아니고요?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어쨌든 고시원 쪽방 같은 곳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하신 분들, 소득이 낮은 분들이라고 하면 사실 쪽방촌에 현재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격은 통과할 수 있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주택이 없는 문제, 있어도 너무 외곽 쪽이라서 너무 취약하신 분들이다 보니. 예를 들어 급식소라든가 등등 다른 사회복지시설과의 연계가 되는 공간이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아예 외곽으로 가야 된다든가. 이런 문제들도 있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 대책이 빨리 마련되어야 하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말씀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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