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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공범 혐의 받았지만 "정서적 학대 피해자" 드러나

[취재파일] 공범 혐의 받았지만 "정서적 학대 피해자" 드러나
지난해 8월말 대전에서 한 여중생이 건물 8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투신한 사람은 중학교 2학년생 A양으로,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가 남아있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목숨을 끊기 6개월전 20대 남성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A양이 이 때문에 심적 괴로움을 겪었으며, 몇 달 뒤 이같은 사실이 학교에까지 알려져 심각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호소했습니다.

비뚤어진 20대 성범죄자가 불러온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A양과 같은 반 친구이자 현장에 함께 있었던 B양도 성범죄 현장을 목격하게 된 겁니다. B양 가족은 “B양이 친구를 따라 나섰다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를 만나게 됐고, 이로 인해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습니다.

난생 처음 만난 가해자로부터 겪은 끔찍한 피해는 또 있었습니다. 가해자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성범죄 현장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게 됐는데 이로 인해 공범으로 지목된 겁니다. B양은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으로 몰려 한 학기 넘게 학교조차 가지 못한 채 정신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B양의 혐의는 검찰 조사를 통해 풀렸습니다. 대전지방검찰청은 B양이 성범죄 현장에서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범죄자인 20대 남성의 강요로 어쩔 수 없었던 만큼 B양 역시 정서적 학대의 피해자라며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가해자는 B양에 대한 이같은 아동학대 혐의에 따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이 우리 모두에게 경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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