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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올림픽 나가려고…동료 음료수에 금지약물 '슬쩍'

지난해 9월 열린 일본 카누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 영상입니다. 선수들 간의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다소 뒤처진 32살 스즈키 야스히로 선수.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동메달리스트였던 스즈키 선수는 이 경기 다음 날 후배이자 라이벌인 25살 고마츠 쇼지 선수의 음료수에 금지 약물인 근육 증강제를 몰래 집어넣었습니다.

이 때문에 대회 1위를 차지했던 고마츠 선수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이 반응이 나와 4년 자격 정지 등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고마츠 선수는 약물 복용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고 일본 카누 연맹 등이 정밀 조사에 들어가자 지난해 11월 스즈키 선수는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습니다.

[고마츠 쇼지/피해 카누 선수 : 자격정지를 당하고, 가장 먼저 상담한 사람이 (약물을 넣었던) 스즈키 선수였기 때문에 그 부분 충격이 컸습니다.]

특히 스즈키 선수는 고마츠 선수가 믿고 따랐던 선배였다는 점에서 카누계는 물론 일본 사회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고마츠 쇼지/피해 카누 선수 : 제가 카누를 시작할 때 최고의 선수였고, 늘 동경 해왔던 선수였죠. 국가대표팀에서도 사이가 좋았고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과도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선수들 사이엔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마쓰다 다케시/일본 반도핑기구 선수위원 : 반드시 자신이 뚜껑을 연 음료수를 마시고 눈으로 쭉 보지 않았던 것은 입에 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죠.]

조사결과 스즈키 선수는 이 밖에도 국제대회를 앞두고 고마츠 선수의 여권과 지갑, 장비 등을 수시로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즈키 선수는 변호사를 통해 사죄문을 공개했습니다.

[스즈키 선수 사죄문 (일본 NTV 성우 대역) : 제가 실력이 없었음에도 노력하지 않고, 운동선수로서 사회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행위를 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본 카누계 원로는 이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혼다 다이사부로/1964년 도쿄올림픽 카누대표 : 이런 이야기를 하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열심히 지 도할 생각이었는데, 선수가 있어선 안 되는 일을 해버리고 말았어요.]

일본 카누연맹은 스즈키 선수에게 자격정지 8년의 중징계를 내렸고 경찰도 조만간 정식 조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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