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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유일한 쉼터는 화장실…대학 청소 노동자의 하루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잠시 쉴 공간조차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유령처럼 살아가는 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미영 씨는 대학교에서 유령처럼 지냅니다. 매일 학교에서 8시간을 일하며 학교를 돌아다니지만, 그녀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분명히 학교에 있는 데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그녀는 한 대학교 청소 노동자입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처음엔 기뻤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일을 시작한 그녀, 하지만 매일 아침 7시에 마주하는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는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럴 때 그녀가 가는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입니다. 학교 측에선 강의실에서 쉬어도 된다고 하지만, 그녀는 온종일 청소한 탓에 냄새가 날까 봐 학생들을 피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유일한 쉼터는 반 평 남짓한 화장실로 각종 청소도구와 난로, 간이 의자가 있는데 이곳에서 식사도 합니다.

일하는 곳 옆 건물에 휴게실이 있지만, "담당 건물에서만 쉬라"는 청소 용역 담당 소장의 말에 그녀는 이 건물을 나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학교 측에 건의해봤지만, "휴게실이 없다. 남는 공간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최근엔 동료 4명이 퇴직했는데 학교 측에선 충원해주지 않았습니다.

맘 편히 쉴 시간도, 공간도 없는 고된 하루하루가 참 벅차다고요. 학교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들이 잠깐이라도 편하게 쉴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 마치 유령이 된 것 같아요…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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