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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극한파는 물러가는데…중국발 미세먼지 몰려오나?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8.01.12 16:12 수정 2018.01.12 16:17 조회 재생수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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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북극한파는 물러가는데…중국발 미세먼지 몰려오나?
북극한파가 춤을 추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연초까지 북극 한파는 미국 동부와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강타했다. 지난 6일 미국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의 기온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고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69.4도까지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한파에 이어 폭탄 저기압까지 강타해 미국에서 적어도 19명이 사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북미를 강타한 북극한파는 이번에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을 강타했다. 오늘 아침 서울의 기온은 영하 15.3도까지 떨어졌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다. 강원도 횡성 안흥의 기온은 영하 24.8도까지 떨어졌고 홍천 내면 영하 24.7도, 평창 봉평도 영하 24.6도를 기록했다. 눈 폭탄이 떨어진 호남 지방의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져 임실 신덕 영하 22도, 진안 영하 20.3도, 장수는 영하 17.5도를 기록했다. 미국 동부와 마찬가지로 한반도에도 한파와 폭설이 같이 온 것이다.

북극의 찬 공기가 북미지역을 강타한 데 이어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중위도 지역으로 쏟아져 내린 가장 큰 이유는 북극의 고온현상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찬 공기가 북극에 머물지 못하고 중위도 지역으로 밀려 내려온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온난화가 기록적인 한파를 몰고 온 것이다.
미국 한파, 뉴욕 공항 물바다특히 극지방의 기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적도와 극지방의 온도차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를 비롯한 편서풍이 약해지게 되는데 찬 공기를 극지방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편서풍이 약해진 틈을 타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쏟아져 내린 것이다. 한반도 지역의 한파는 특히 한반도 북서쪽 바이칼호 부근에 자리 잡고 있는 고기압과 한반도 북동쪽 북태평양에 자리 잡고 있는 고기압의 영향 또한 컸다. 한반도는 이 두 고기압 사이에 끼어 있는데 이 두 고기압이 북쪽의 찬 공기를 한반도 지역으로 빠르게 끌어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북극 한파는 북미지역을 강타한 북극 한파와 달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토요일인 내일부터는 한반도까지 내려온 북쪽의 찬 공기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한파가 누그러지는 것이다. 특히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큰 추위는 없을 전망이다. 아니 예년에 비하면 아주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다.

현재 예상으로는 편서풍이 다시 강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를 극지방에 다시 가둬둘 가능성이 크다.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지 못하고 극지방에 머물게 되면 당분간은 아시아 지역이든 북미 지역이든 기록적인 한파가 몰려올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춤을 추던 북극한파가 당분간은 잠잠할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적도 동태평양에서는 바닷물이 예년보다 차가워지는 라니냐가 진행되고 있고 러시아 북쪽의 카라해와 바렌츠해의 해빙이 역대 최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또 다른 한파가 나타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상청은 그러나 당분간은 북극의 찬 공기가 극지방에 머물 것으로 보여 큰 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1월 하순 후반에나 다시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한파는 물러가지만 걱정되는 것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한파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찬바람이 미세먼지를 모두 쓸어 내지만 한파 대신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거나 머물게 되면 미세먼지가 한반도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정체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극심한 미세먼지 모두 중국발실제로 한파에서 벗어난 중국에서는 오늘(12일) 올해 처음으로 스모그 경보가 발령됐다. 외신에 따르면 베이징 공기중(重)오염응급지휘부는 오늘 스모그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하고 13일 0시부터 15일 자정까지 오렌지색 경보 발령에 수반되는 조치가 실행된다고 밝혔다. 오렌지색 경보는 최고등급인 적색경보 바로 아래 등급이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기상 여건이 오염물질이 확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수도권인 베이징과 텐진, 허베이와 그 주변 지역이 12일부터 17일까지 '심각한 오염'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보했다.

물론 중국의 오염 물질이 곧바로 한반도로 그대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파가 물러가고 이동성 고기압이 서해를 통과해 한반도로 들어올 경우 서풍이 불어오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이동성 고기압의 중심이 한반도에 오래 머물 경우 공기가 정체하면서 미세먼지는 더욱 많이 쌓일 가능성이 커진다. 추위는 물러가고 날은 겨울답지 않게 비교적 포근한 날이 이어지겠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는 미리미리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