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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우현, 드라마틱한 삶…삭발투쟁→못친소→치안부장

'1987' 우현, 드라마틱한 삶…삭발투쟁→못친소→치안부장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의 흥행과 더불어 출연 배우 우현의 드라마틱한 인생도 조명받고 있다.

우현은 이 영화에서 전두환 정권의 치안본부장 역을 맡아 '시대의 악'을 연기했다. 그러나 그의 실제 인생은 정반대였다.

연세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한 우현은 입학 직후부터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1987년, 박종철과 이한열 열사의 사망으로 민주화 열기가 뜨겁던 당시 총학생회 사회부장을 맡아 활약했다.

이한열은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다. 우현은 후배의 비보를 접하고 연세대학교 항의 시위를 지휘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우현과 함께 시위를 했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당시 현장을 담은 흑백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 속에서 우현은 태극기를 들고 있다. 삭발한 머리에 결연한 표정이 눈길을 끌었다. 우상호 의원은 그 옆에서 이한열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사진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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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의원은 11일 JTBC '썰전'에 출연해 우현의 삭발 투쟁에 대해 "4.13 호헌조치를 발표했을 때 연대생들이 항의를 하기 위해 삭발을 했다. 그때 '단식을 할래? 삭발을 할래? 했는데 우현이 굶는 건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현이 삭발을, 내가 단식을 했다"고 밝혔다.

우현은 대학 졸업 직후 연극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면서 개성파 배우로 활약했다. 2004년 KBS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얼굴을 알렸으며, '태왕사신기', '뿌리깊은 나무' 등에출연했다. 영화 '왕의 남자', '구미호 가족'과 '조선 명탐정' 시리즈에서도 감초 연기를 선보였다.

흥미로운 이력도 있다. 2016년 MBC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에 출연해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우상호 의원은 TV로 이 모습을 보면서 "우현씨를 오래 만났는데 못생긴 줄 몰랐다. 그런데 어느 날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에 나와서 1위를 해 놀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현은 뜨거운 20대를 보낸 뒤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해나갔다. 그러나 20대 시절 민주화 투쟁에 나섰던 기억은 남다른 의미로 남아있을 터.

충무로에서 1987년 6.10 항쟁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우현은 기꺼이 출연을 감행했다. 그것도 자신이 걸어온 길과 정반대인 캐릭터인 치안본부장으로 분했다. 그가 연기한 강민창은 극중에서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은폐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누구도 연기하고 싶지 않은 악역을 연기해 그 시대의 고통과 아픔 그리고 민주화의 태동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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