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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러닝셔츠 바람으로 귀순병 맞은 철책 근무 병사…"

SBS뉴스

작성 2018.01.12 09:25 조회 재생수5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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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11일 (목)
■대담 : SBS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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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순 병사 "여보시오"…철책 앞에서 소리쳤지만 軍 반응 없어
-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에서 철책 틈 통해 남쪽으로 넘어와
- GP에서 귀순 병사 발견 시점…병사 "100m" vs 국방부 "300m"
- 軍 해명 "추진 철책은 보조설치물… 北 병사가 넘어올 여지 있어"
- 軍 "기상 악화" vs 귀순 병사 "날이 밝고 전방 시야 확보"
- 귀순 병사, 넘어올 때까지 알아채지 못한 남측에 실망
- 우리 측 병사, 당시 러닝셔츠에 방탄헬멧 쓰지 않았다는 주장 있어



▷ 김성준/진행자:

지난해 6월에 한 북한 병사가 철책을 넘어서 귀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 병사가 넘어올 때부터 이 병사를 발견해서 안전하게 남쪽으로 유도했다고 설명했고, 완전작전을 수행했다면서 기념행사까지 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해당 병사는 철책을 넘어오면서 나 여기 있다고 소리치면서 손까지 흔들었지만 우리 군의 대응이 전혀 없었다는 증언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측 최전방 근무초소인 GP 100m 앞까지 다가가도 우리 군은 몰랐다는 게 이 병사의 주장입니다. 해당 귀순병사를 직접 만나서 취재한 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이성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이성훈 기자: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네. 자. 이건 좀 황당하기도 하고 놀라운 일인데. 우선은 북한 병사가 북쪽에서 넘어와서 안전하게 발견될 때까지의 과정. 일단 그 병사의 증언을 통해서 한번 설명을 쭉 해주시죠.

▶ SBS 이성훈 기자:

병사랑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 내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귀순병사가 귀순한 날짜는 2017년 6월 13일입니다. 오후 4시 40분쯤 강원도 철원의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에서 근무를 마친 귀순 북한군 A씨가 귀순할 목적으로 북측의 GP에 연결된 철책이죠. 북측 철책을 먼저 넘었습니다. 넘으니까 산이 있었는데요. 남쪽으로 2km 떨어진 GP를 향해서 포복으로 산을 기어 넘어갔습니다. 산을 넘어 도착한 곳이 바로 군사분계선 MDL 바로 직전이었는데요. 여기서 먼저 한 차례 5분 동안 손을 흔들면서 귀순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1km 떨어진 우리 GP에서는 북한군을 발견하지 못했고요.

▷ 김성준/진행자:

여기서 1km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SBS 이성훈 기자:

예. 군은 또 안개가 많이 껴 있어서 그렇다고 해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MDL 방향과 평행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또 수차례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군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요. 그래서 동쪽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틀어서 우리 GP와 GP를 잇는 추진철책이 나오니까 이 추진철책으로 따라서 쭉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동하다가 이쯤 돼서는 GP가 가까이서 보이니까 안전하게 귀순하기 위해서 소리를 내보자고 마음을 먹은 겁니다. 그래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쇠톱으로 추진철책을 세게 내리쳐서 챙챙 소리를 냈다고 하고요. 두 손을 들어서 흔들면서 ‘여보시오. 국군 장병.’ 하며 우리 GP를 향해 소리를 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것 참. 소리를 내고 쇠톱으로 철책을 쳤던 추진철책. 이게 각각 양쪽의 GP와 얼마나 떨어져 있었던 겁니까?

▶ SBS 이성훈 기자:

추진철책은 GP와 GP를 연결하는 철책인데요. 당시 북한군 병사가 소음을 냈던 장소는 우리 GP로부터 직선거리로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600m 떨어진 거리로 파악이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좋습니다. 그래도 반응이 없었고요.

▶ SBS 이성훈 기자:

예. 반응이 없어서 고민한 거죠. 고민을 하다가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 뒤에 북한군이 추격해 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남쪽으로 향한 겁니다. 더 남쪽으로 향했는데 막다른 길에 다다라서 또 철책이 보여서 오도 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겁니다. 그런데 마침 거기에 추진철책의 쪽문이 있었던 겁니다. 추진철책을 넘나들 수 있는 쪽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었는데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까 이 북한군 병사가 통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쪽문의 아랫부분을 발로 강하게 찬 겁니다. 그러면서 쪽문이 기울어지면서 쪽문 위쪽에 틈이 생겨서 이 틈으로 월책, 남쪽으로 넘어왔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처음으로 GP 근처에서 우리 군과 마주하게 된 것은 얼마나 떨어져 있을 때 그렇게 된 거죠?

▶ SBS 이성훈 기자:

여기서 우리 군과 북한군 병사의 증언이 조금 다른데요. 북한군 병사는 쪽문을 넘어서, 추진철책을 넘어서 50m가량 GP 방향을 향해서 올라갔고 거기서 또 100m가량 이동해서 결과적으로는 GP 전방 100m에서 처음으로 무장한 우리 군과 마주쳤다고 증언했고요, 우리 군은 GP 전방 300m에서부터 북한군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군의 설명이 맞아 보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한 300m 정도 거리에서부터는 일단 북한 병사가 넘어오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경계하면서 보고 있었군요. 이게 군의 설명이라는 거죠.

▶ SBS 이성훈 기자:

예. 그게 군의 설명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선 국방부 설명 중에서 추진철책이라는 것은 일종의 장애물인데 귀순병이 이것을 넘는 것은 별문제가 없다. 이 설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합니까?

▶ SBS 이성훈 기자:

여기서도 해석의 차이가 납니다. 어제 제가 국방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서 취재를 했는데요. 기자에게 설명하기로는 추진철책은 일종의 장애물이다. 보조설치물 같은 것인데 이것은 80년대부터 지어진 철책이고 녹이 슬어서 낡기도 하고 틈이 벌어져 있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동물들이 이 추진철책을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그렇다 보니 북한군 병사가 넘어올 수 있는 여지도 있다는 식으로 기자에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보도가 나간 뒤에 공식적인 해명에서는 추진철책은 GOP 철책과는 다르다. 보조설치물이다. 이런 식으로 해명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국방부 해명을 들어보면 일단 기상이 악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북쪽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는데 귀순병사 주장은 또 다르더라고요.

▶ SBS 이성훈 기자:

예. 귀순병사는 당시 비가 내린 것은 맞으나 여름 날씨였고 날이 밝았고 전방 시야가 확보돼서 자신의 육안으로 우리 국군 GP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계병들을 목격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건 또 논란이 확인돼야 할 부분인 것 같고. 어제 뉴스를 보니까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보고 귀순병사가 굉장히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던데요.

▶ SBS 이성훈 기자:

네. 저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정말 실망했다. 순간적으로는 내가 귀순을 해야 하는 것이 맞나 하는 감정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국군은 최첨단 무기로 무장이 돼 있고 GP 초소에는 TOD나 CCTV 같은 최첨단 장비들을 설치하고 있는데도 내가 이렇게 넘어오기까지 나를 못 봤다고 하는 것이 믿어지지도 않고 실망스러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는 사실 굉장히 의아한 게 남북이 분단된 우리나라 현실에서 귀순병사가 우리나라에 내려온 지 6개월 만에 우리의 안보태세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이게 가능하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네요.

▶ SBS 이성훈 기자:

해당 병사는 북한 GP, 북한에서는 GP라는 말을 안 쓰고 초소라고 하는데요. 우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북한 초소에서 오랜 기간 경계초소를 섰던 병사입니다. 우리로 따지면 GP 경계병인 셈이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더 우리 GP 사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더 실망이 크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 기자가 보기에는 처음에 한 1km 떨어진 곳에서 소리를 지르고 흔들었는데 우리 GP에서 못 봤다. 반응이 없더라. 국방부의 해명도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SBS 이성훈 기자:

저는 국방부 해명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상 조건이 좋지 않으면 북한군 한 명이 움직이는 것을 모두 파악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다만 취재를 하고 보도를 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우리의 추진철책이 뚫렸다는 부분이 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추진철책이 장애물이라는 개념. 군의 설명도 틀리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추진철책이라고 하는 것은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우리 병사들의 방호선 같은 것입니다. GP 병사들이 하루에 두 차례 정도 이 추진철책을 왔다 갔다 하면서 순찰도 하고요.

그리고 실제로 귀순 북한군이 왔을 때 또 그걸 추적하는 북한군이 올 수도 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위험한 상황인데 추적해서 오는 북한군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추진철책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추진철책이 80년대에 지어졌고 낡았다는 설명을 하는데, 어쨌든 최전방에 있는 방호선이기 때문에 추진철책이 뚫렸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군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야기 들어보니까 오늘도 8시 뉴스에서 후속 보도를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한 시간 남았으니까 조금 귀띔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 SBS 이성훈 기자:

추진철책에 대한 내용과 또 러닝셔츠를 입고 내려온 우리 국군장병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보도해보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러닝셔츠를 입고 내려온 우리 국군장병이요? 어딜 내려왔다고요?

▶ SBS 이성훈 기자:

그 당시에 GP에 북한군 병사가 접근했을 때 최초로 내려와서 북한군 병사와 수하를 한 국군장병의 당시 복장 상태가 소총을 들고 있었지만 방탄헬멧을 쓰지 않았고 러닝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북한군이 진술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조금 검증해보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이성훈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SBS 이성훈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