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 1위 한국사게임 만든 문과생들…"공무원시험 준비하다 결심"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문과생들이 관심사를 살려 한국사 컴퓨터 게임을 제작해 화제입니다. 

안겨레(27)씨와 고용성(27)씨는 경기 동두천에서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와 대학까지 강원 춘천의 같은 곳으로 진학해 각자 법학과와 경영학과에 다니는 '절친'입니다. 

이들이 구랍 25일 출시한 한국사 롤플레잉게임(RPG) '난세의 영웅'은 구글플레이에서 지난 5일 기준 '교육'과 '어드벤처' 부문 게임 각 1위에 올랐습니다. 

게임 제작은 한국사에 대한 안씨의 열망에서 비롯됐습니다. 

안씨는 "제대 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한국사에 흥미를 느꼈다"며 "지엽적인 지식을 묻는 시험공부를 넘어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들은 것은 잊고, 본 것은 기억하고, 해본 것은 이해한다'는 공자 말씀에 느낀 바가 있어 게임을 직접 하면서 한국사 지식을 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구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사 게임을 구상한 안씨는 곧 절친 고씨에게 연락했습니다. 

어릴 적 취미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곤 했던 고씨는 이때 창업을 꿈꾸며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가 친구의 부름에 곧장 달려왔습니다. 

두 사람은 동두천의 다른 친구네 집 2층에 방을 얻어 숙식하며 2016년 4월부터 게임 제작에만 매달렸습니다. 
화려한 3D 그래픽 등은 없는 단순한 형태의 게임이지만 출시까지 1년 8개월이 소요됐습니다. 

안씨는 "둘 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전혀 없는 '진성 문과'여서 오래 걸렸다"며 "처음엔 게임을 쉽게 만드는 도구인 '게임 엔진'으로만 작업하다가 점차 프로그래밍 지식이 필요해져서 자료를 뒤져야 했다"고 웃었습니다. 

고씨는 "게임을 출시한 지금 보니 세상에 스마트폰 기종이 정말 다양하더라"며 "95%의 기기에선 게임이 잘 돌아가는데 나머지 5%에서 문제가 생긴다. 어떻게든 버그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난세의 영웅은 공대생 3명이 타임머신을 개발, 선사시대에서 대한민국 시대에 이르는 과거로 돌아가 당대의 역사적 현실과 유물 등을 접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직접 게임 시나리오를 쓴 안씨는 "퀴즈 형식의 한국사 게임이 많았는데 그런 종류는 모두 망했더라"며 "우리 게임은 가령 구석기 시대엔 주먹도끼를 장착해서 싸우고 신석기에는 돌낫을 쓰는 식이다. 사용자들로부터 전투도 재밌고 게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역사를 다루는 만큼 '팩트'에 충실했습니다. 

안씨는 "고증에 안 맞는 부분은 하나도 없다"며 "수능이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부에 활용할 수 있게끔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씨는 원래부터 역사광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삼국지를 일곱 번 읽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며 "지금 여섯 번째 읽고 있습니다. 

예전엔 유비, 조조, 손권 등이 보였다면 지금은 모든 등장인물이 난세의 영웅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