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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MB 청와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받았나?

박상진 기자 njin@sbs.co.kr

작성 2018.01.06 13:42 수정 2018.01.06 16:07 조회 재생수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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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MB 청와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받았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로 건너가기 시작한 건 2013년 5월이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당시 청와대에 업무차 들른 남재준 국정원장을 불러 "청와대 5천만 원"이라는 말을 건넸고, 남 전 원장은 그 순간 "알겠다"라고 답한 뒤 국정원에 돌아와 돈을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안 전 비서관이 남 전 원장에게 "청와대에 매달 5천만 원을 보내주세요" 라고 하거나 "VIP가 쓰실 돈 5천만 원이 매달 필요합니다"라는 식의 구체적인 문장을 말한 것이 아니다. 그저 "청와대 5천만 원" 이라고 두 단어를 말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남 전 원장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것이다. 남 전 원장은 어떻게 안 전 비서관의 말이 청와대로 매월 돈을 보내라는 의미인지 알았을까. 이에 대해 남 전 원장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뒤 청문회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정원장 특수활동비 5천만 원은 靑예산"

남 전 원장은 서울 강남의 모 사무실에서 청문회를 준비할 때 어떤 사람으로부터 "국정원장의 특별활동비 가운데 5천만 원은 청와대 예산"이라고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을 전한 사람은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전 원장은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들은 그 이야기도 잊고 있다가 취임 이후 안 전 비서관이 "5천만 원"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아차'하면서 그 때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남 전 원장에게 "특수활동비 5천만 원은 청와대 돈"이라고 말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국정원장 청문회를 준비하는 사무실에 외부인이 출입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아니라면 청문회 준비 장소가 어디인지 알 수도 없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남 전 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이야기를 전한 사람은 청문회를 준비하는 국정원 직원이거나 당시 국정원의 고위 참모진으로 추정해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 특수활동비 사적 유용● MB정권 때도 상납 구조 있었나?

이런 내용을 남 전 원장에게 전달했다는 사람이 있었다는 건 특수활동비 상납 구조가 과거 정권에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과거에도 원장의 특수활동비 일부가 청와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남 전 원장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남 전 원장이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이라는 점에서 직전 정부에서 이런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남 전 원장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 국정원장에 취임을 못할 수도 있는 내정자 신분에게 취임 후에 해도 될 중요한 이야기를 미리 한다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박근혜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의 키맨이었던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국정원 관계자에게 상납 내용을 발설했다는 정황도 검찰은 파악한 바 있다. 엉뚱한 곳, 예상치 못한 상황서 진실이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남 전 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상납구조를 사전에 이야기한 인물의 실체가 만약 존재한다면, 그리고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하면서 이명박 정부에도 특수활동비 수사 관행을 수사하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