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100% 현금으로 준 박근혜 기치료 비용, 검찰은 어떻게 파악했나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18.01.05 13:56 수정 2018.01.05 14:00 조회 재생수12,824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100% 현금으로 준 박근혜 기치료 비용, 검찰은 어떻게 파악했나
"이걸…이걸 다 적어놨네요. 와…."

검찰이 최순실 씨가 포스트잇에 손으로 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에 대한 격려금 내역을 제시하자 당사자인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조사에 비협조적이던 그들은 이같이 빠져나갈 수 없는 증거 앞에 결국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받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5억 원의 용처를 찾기 위해 검찰은 한 달 넘게 방대한 분석 작업을 벌였습니다.

상납된 특활비가 모두 현금이었던 탓에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 인력 전원을 투입해 50여 명의 500여 개 계좌추적, 수십 명의 참고인 조사를 통해 실체 파악에 주력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최선을 다했다. 연구와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대중의 '분노'를 크게 자극한 기치료·운동치료·주사 비용의 경우 이들의 청와대 출입을 도운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차명폰이 중요한 열쇠가 됐습니다.

그는 기치료사·주사아줌마 등을 청와대 카니발 차량 등으로 출입기록 없이 관저로 실어날랐습니다.

검찰은 "회당 10만∼30만 원이 담긴 봉투를 받았다"는 치료사들 진술을 바탕으로 전체 지출액을 파악했습니다.

통화기록이 남지 않은 임기 초중반 기간은 최근의 출입 빈도를 대입해 액수를 추산했습니다.

이 전 행정관의 계좌기록 역시 차명폰 대수와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관리 비용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문고리 3인방으로부터 수령한 매달 특활비 1천만 원 중 일부를 계좌에 넣고 차명폰 요금, 삼성동 자택 관리 비용 등에 썼다가 꼬리가 잡혔습니다.

검찰은 그가 이런 비밀스러운 돈을 통장에 입금한 것은 '돈을 착복하지 않았다'는 점을 기록하려는 의도였다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문고리 3인방과 박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단서가 됐습니다.

임기 내내 약 7억 원의 운영비가 든 의상실의 경우 매달 1천만∼2천만 원이 지급됐다는 관련자 진술이 토대가 됐습니다.

금품 전달에는 이 전 행정관이나 윤전추 전 행정관이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남산 1호터널 인근에 있다가 신사동으로 옮긴 의상실에 대해 고영태 씨는 "월세 150만 원, 직원 3∼4명 인건비 월 1천500만 원 정도가 소요됐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직원들은 백화점 유명 브랜드 등에서 여성 의류를 구매해 '카피'한 뒤 환불하고 이를 참고로 옷을 지었다고 합니다.

문고리 3인방이 활동비·휴가비·격려금 9억7천6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규명한 최순실 씨의 포스트잇은 박영수 특별검사팀 때 입수됐습니다.

그러나 금품 로비 정황이라는 짐작을 하게 할 뿐 실체는 규명되지 않은 채 검찰로 인계됐습니다.

수사 초기 용처에 대해 입을 닫거나 액수를 부풀린 진술을 하던 문고리 3인방은 포스트잇의 존재나 검찰의 관련자 크로스체크에 입을 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주군'인 박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모양새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