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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408일 굴뚝 농성…또 54일째 안 내려오는 사연

상여금·수당 놓고 노사 갈등…이번에는 2명 올라가

<앵커>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에는 75m 높이의 굴뚝이 있는데, 여기에 올라가 54일째 내려오지 않는 노동자 2명이 있습니다. 앞서 3년 전에는 이들의 동료가 구미에서 무려 408일간 세계 최장기 굴뚝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섬유업체 노동자인 이들이 혹한의 날씨를 무릅 쓰고 농성에 나선 까닭은 뭔지, 또 내려올 수는 있는 건지,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목동 열병합발전소 옆에서 분주한 손길로 음식이 차려집니다.

이어 저녁 도시락이 담긴 바구니가 줄에 매달려 75m 상공의 굴뚝으로 올라갑니다.

이렇게 하루에 두 번 지상과 굴뚝 위 동지들은 줄에 의지해 만납니다.

[박준호/굴뚝 농성자 : 저희보다는 밑에서 더 많이 힘들 겁니다. 밑에 동지들은 하나에서 열까지를 다 챙겨야 하니까.]

오늘(4일)로 54일째인 굴뚝 농성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때 직원이 350명에 이르던 섬유 공장 스타케미칼이 적자를 이유로 문 닫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고된 11명 중 1명이 공장 굴뚝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08일이 지난 이듬해 7월, 사측이 파인텍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해고자를 고용하기로 하면서 농성자는 굴뚝을 내려왔습니다.

회사는 세워졌지만 임금이 문제였습니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놓고 노사 갈등이 불거져 지난해 11월 다시 굴뚝 농성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에는 2명이 올라갔습니다.

[차광호/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 :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습니다. 그것이 통용돼서 된다고 하면 저희들이 굴뚝 올라가진 않았겠죠.]

공장의 부지 임대기간이 끝나면서 기계도 다 치워져 없어진 상태입니다. 남은 5명의 농성자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지만 수익을 못 내는 공장은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겁니다.

고용노동부도 강제 중재할 권한이 없다며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408일하고 54일이 더해진 굴뚝 농성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김세경·최준식,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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