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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라'는 말 뿐…보장해야 할 청소년의 '피임권'

전상원 에디터, 하현종 기자 mesonit@sbs.co.kr

작성 2018.01.04 20: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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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이런 걸
왜 가지고 다녀?수업을 
듣고 있었어요.선생님이 
제 필통을 보시더니 
대뜸 언성을 높이셨어요.
“공부하는 학생이 이런 걸 갖고 다녀?”
“이거 어디에 쓰게? 어!?”이유는
‘콘돔’ 때문이었어요.사실 이 콘돔은 
학교 밖 성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받은 거였어요.“학교에서 이런 걸 잘 안 가르쳐주죠?”
“스스로 몸을 지킬 줄 알아야 해요.”

- 조준호 상담사 / 부산 동구 청소년 센터

민망하고 부끄러웠지만
내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배웠어요.그런데 학교로 돌아와 보니
여전히 우리 성은 금기어였고,
콘돔을 갖고만 있어도 문제아 취급을 해요.제 주변을 둘러보면 중학교 때 
벌써 성을 경험한 친구도 많아요.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워요.

학교 안에서는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조심하라고만 말하고 도대체 
저희 더러 어쩌란 말이죠?한국 청소년 
성관계 시작 연령이 
*평균 13.1세로 낮아졌지만,

피임 실천율은 절반을 
겨우 웃도는 51.9%.
편의점에 콘돔 사러 갔다가 
점원에 들은 한 마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어디서..”콘돔은 담배나 술 같은 
미성년자 판매 금지 품목이 아니지만
구매하는 불편한 시선을 받는 청소년.급기야 
‘비닐봉지’나 ‘랩’으로
피임하기에 이르렀습니다.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보건소 등 공공기관에
청소년 전용 콘돔자판기를 배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이제는 청소년 성 문제 관련해 
현실을 직시하고

피임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하지만 
청소년에게 콘돔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성숙한 청소년에게 
무분별한 성관계를 조장한다.”

“청소년들이 콘돔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말이 되느냐.”우리나라와 같은 고민을 
20년 전 미국도 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 질병관리본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했습니다.1993년 시애틀에서는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내에 콘돔 자판기 설치하고 
바구니에 콘돔을 비치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쉽게 콘돔을 
접할 수 있어서 무분별하게 성관계를 
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하지만 예상과 달랐습니다. 

3년간의 연구결과 
성관계의 빈도수는 변하지 않고 
오히려 피임률이 크게 상승했습니다.이 프로그램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미국 내 청소년 피임 실천율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습니다.청소년에게 콘돔을 지급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누군가의 말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한 청소년이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려다가 들은 말입니다. 콘돔은 술과 담배처럼 미성년자 판매 금지 물품이 아닌데, 이러한 불편한 시선 때문에 청소년들이 구매하기를 꺼립니다. 이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 낙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에서는 학교 및 공공기관에 콘돔 자판기 설치를 검토 중입니다. 이를 스브스뉴스에서 취재했습니다.

기획 하현종, 채희선, 전상원 /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