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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사랑으로 포장된 위험…편지 속 '데이트 폭력'

여동생을 하늘로 영영 떠나보낸 한 여성이 있습니다. 여동생에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병에 걸렸다고 계속 연락이 오면서 한 번만 만나달라고 애원을 했는데 불쌍한 마음에 길을 나선 여동생의 모습이 마지막이 됐다고 합니다.

서울의 한 작은 카페 책상엔 하트모양의 아기자기한 예쁜 편지봉투들이 가득한데 이 편지 속엔 데이트 폭력 사건들이 쓰여 있습니다.

윤 모 씨는 '사랑의 이름'이라는 이 전시물을 기획했는데 처음 기획과는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전시를 한 달 앞두고 하나뿐인 여동생을 잃으면서 모든 게 바뀐 겁니다.

윤 씨 여동생은 4수를 한 늦깎이 신입생이었지만, 교환학생으로 뽑힐 정도로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출국을 한 달 앞두고 여동생은 돌연 실종됐고 실종 다음 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윤 씨의 여동생을 죽인 범인은 다름 아닌 그녀의 전 남자친구였습니다. 전 남자친구는 헤어진 후에도 매달리며 끊임없이 연락해왔고 여동생은 괴로워하면서도 그 모든 게 스토킹이란 걸 알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여동생을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던 윤 씨는 사건 현장에서 전 남자친구가 보낸 편지들을 보게 됐습니다.

'하는 일이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로만 보면 스토킹을 하거나 누구를 죽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다정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윤 씨는 사랑으로 포장돼 위험을 미리 감지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동생이 죽은 이유를 몇 번이나 생각하며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기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는 다 읽기 힘들만큼 많았습니다.

여자친구나 애인 등이 피해자로 나오는 기사는 재작년에 보도된 것만 200건에 달했고 윤 씨 여동생의 죽음도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예방과 근절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겠습니다.

▶ '포장된 위험'…오늘도 생각해 볼 '사랑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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