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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불면 흰 분진 풀풀…고통받는 '쇳가루 마을'

<앵커>

인천 서구에는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사월마을이 있습니다. 평온한 농촌 마을에 20여 년 전부터 폐기물 처리업체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집과 집 사이에 하나둘 생기더니 마을을 둘러싼 형국이 됐습니다.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이렇게 된 건데 주민 들은 쇳가루 같은 분진 때문에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안상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을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마을이 죽어간다, 수도권 매립지가 문제라며 살기 어렵다는 하소연입니다.

[최옥경/사월마을 주민 : 쾌적하고, 시골마을이었어요. 그런데 매립지로 인해서 중금속·쇳가루가 나오는 공장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문제는 25년 전 마을에서 1km 거리에 수도권매립지가 생기며 시작됐습니다.

마을 옆 도로에서는 각종 폐기물을 싣고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대형트럭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문자/사월마을 주민 : 쓰레기매립지 도로에는 차가 수천 대가 다니는데….]

마을에 하나둘 생긴 폐기물 처리업체와 각종 공장은 어느새 농가 수보다 많아졌습니다.

주민들은 집 담벼락에 달라붙은 공장에서 폐기물을 자르고 부수며 생긴 분진이 계속 날아든다고 호소합니다.

쓰레기매립지와 인근 폐기물처리업체들로부터 나온 분진들로 나뭇잎들은 하얗게 물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분진들이 바람을 타고 인근 마을로 고스란히 흘러간다는 겁니다.

자석으로 마을 길을 쓸어보니 쇳가루가 덕지덕지 묻어나옵니다. 한 달간 주민이 모은 쇳가루가 네 봉지입니다.

모두 매립지와 폐기물 업체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권순천/사월마을 주민 : 매립지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일을 하고 들어가면 숨이 차고 기침도 하고 그래서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지난 5월 주민 10명의 소변을 검사했더니 카드뮴이 일반인의 2배가 넘게 검출됐습니다.

질환이 늘었다는 주민들의 하소연에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두 차례에 걸쳐 사월마을에 대한 건강 영향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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