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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딸 소원 위해 수학여행 따라간 엄마…위기의 그 날 밤

13살 지원이는 졸업 전 꼭 가고 싶은 수학여행을 엄마와 함께 가는 조건으로 겨우 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좋은 추억을 쌓기 위해 온 여행에서 역시나 어려운 일을 겪었다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만나보시죠.

소아 만성 신장병을 앓고 있는 지원이는 매일 10시간씩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룻밤 이상 이어지는 학교 행사엔 참석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평소 알고 싶었던 경주에 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왔다는 것만으로 지원이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런데 첫날밤 지원이 엄마는 투석액이 평소보다 적게 배출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몸에 노폐물이 쌓여 지원이가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겁니다.

하지만 경주 근처엔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한국에 소아 신장 전문의가 있는 병원은 단 13곳으로 엄마는 평소 치료를 받던 서울의 병원으로 연락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엄마는 한동안 자책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아이는 지원이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소아 만성 콩팥병 환아는 약 123명 정도로 다른 병에 비해 환자 수가 적습니다.

치료와 수술이 어려운 데다 전문의도 별로 없어 서울의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는 소아 투석실을 제대로 갖춘 병원은 없습니다. 전문의와 치료시설이 적어 매달 부산이나 제주도에서 서울로 오가는 가족도 있습니다.

치료의 모든 과정을 부모가 책임져야 해서 스트레스가 크다고 합니다. 많은 소아 투석환자가 선택하는 복막투석은 집에서 이뤄져 의료진의 상시 관리 감독을 받기 어렵습니다.

환아가 콩팥을 기증받을 때까지 평균 4~5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어린 환자들과 가족들은 수술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환자 수가 적더라도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절실해 보입니다.

▶ 엄마가 따라온 수학여행, '악몽'이 돼버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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