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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발달장애 진단 받았는데…"문서로만 전하라"

<앵커>

직장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받은 아이가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병원이 직원인 피해 아동 부모에게 보낸 글은 더 기가 막힙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어린이집 학대가 밝혀진 뒤 두 살배기 지혜는 병원에서 불안장애와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엄마·아빠 앞에서 웃음 많던 재롱둥이 수아는 지금은 말을 잃었습니다.

[피해 어린이 어머니 : 어두운 작은 방에 불 켜지지 않은 데로 혼자 막 가요. 그냥 혼자 30분간 멍하니 앉아 있어요. 그 돌 지난 아이가….]

[병원 재단 관계자 : 그 책임을 통감하고요. 회피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학대 사실이 드러났을 때 모든 걸 책임지겠다던 병원. 그러나 태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부모들이 사과와 함께 아이 돌볼 시간으로 유급휴가를 요구하자 규정상 안 된다는 답과 함께 보낸 문건입니다.

누구의 동의로 부모 대표를 정했는지, 참여자를 확인해 문서로 제출하라 하고 할 얘기, 들을 얘기는 모두 문서로만 전하라는 통보입니다.

[피해 어린이 아버지 : 완벽한 책임 회피인 거죠. 어떤 것도 책임져주지 않겠다라는 의사가 명백히 적혀 있는….]

부모들의 직장을 볼모로 한 갑질이란 생각에 일부 부모는 퇴사도 각오한 상태입니다.

[피해 어린이 아버지 : 안 좋게는 저나 와이프 둘 중에 한 명은 사직을 일단 생각하고 있거든요. 방법이 없어요, 그게.]

직원들을 위한 직장 어린이집, 신뢰가 컸던 만큼 상실감과 배신감은 더 큽니다.

[피해 어린이 어머니 : 더 이상 이 나라에서 누구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하는 건 불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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