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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현장서 우리도 죽었더라면…" 트라우마 시달리는 제천 소방관들

[뉴스pick] "현장서 우리도 죽었더라면…" 트라우마 시달리는 제천 소방관들
제천 화재 참사 이후 제천 소방관들이 겪고 있는 사연이 공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 산하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제천 소방관에 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최인창 단장은 제천의 소방관 A 씨와 통화한 내용을 담은 글을 적었습니다.

글에 따르면 소방관 A 씨는 최 단장과의 통화에서 "좁은 지역이라 사망한 분들이 대부분 아는 분들이다. 내가 아는 친척도 사망했다"며 "현장에 투입돼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고 추위에 지쳐 떨고 있을 동료들을 위해 분식집에 들러 먹을 것을 사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제천 소방관(사진=페이스북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이어 "소방관들이 (제천 화재 당시) 대처를 잘하지 못해 죽일 사람들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됐다. 분식집에서 고개를 숙이고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최 단장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4만 5천 명의 소방관들이 제천 소방관들과 같은 처지이며 입장일 것이다"라며 "건축물의 고층 화재와 재난 재해는 일어날 수밖에 없고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이런 일들로 소방관들이 소심해지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소방관 인원을 충원하고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하며 건축법을 개정하고 소방산업을 육성하고 국민들은 소방관들에게 응원과 관심을 주어 그들을 위로하면 (소방관들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최 단장은 또 "소방관은 슈퍼맨도 어벤저스도 아니다. 그저 최대한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는 데 한 몸 바쳐 최선을 다하는, 투자 대비 1인 3~5역을 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성비가 제일 좋은 소방관일 뿐이다"고 대한민국 소방관이 처한 현실을 강조했습니다.

최 단장은 SBS와 통화에서 "제천 소방관 뿐만 아니라 전국 소방관들에게 트라우마가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는 제천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차라리 소방관이 한두 명이라도 죽었다면 이렇게까지 (비난이) 심화가 됐겠냐'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최 단장은 "소방관들이 슈퍼맨이길 기대하지만, 슈퍼맨이기 이전에 보호 받아야 할 대상이다"라며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과 국가직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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