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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특성화고 학생은 무조건 '불합격'…내부 지침까지

<앵커>

이 국립대학에서는 학생의 성과 출신학교에 따라 이런 인권침해적인 면접조차 볼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여학생과 직업계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을 원천적으로 차별한 건데요. 학교 내부적으로 이런 학생들을 뽑지 말라는 내부지침까지 있었습니다.

이어서 정성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 국립대 항공 관련 학과 전형 과정에서 만들어진 '서류 평가 관련 협의 사항'이란 문건입니다.

고등학교 교과 평균 3.0 이하, 공고, 상고 등 특성화고, 그리고 여성은 D, E 등급인 20점 내외로 분류해 불합격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성 차별, 학교 차별을 명시한 겁니다.

실제로 여학생 지원자 18명은 단 한 명도 1차 서류 전형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특성화고 출신 지원자 12명 가운데 3명은 서류 전형을 통과했는데, 전공 부적합 같은 탈락 사유를 댈 수 없어서 일단 1차 통과시킨 뒤 3명 모두 최종 불합격 처리했다고 대학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대학 관계자 : (여성·특성화고 배제는) 완전 옛날 사고방식이죠. 80~90년대 사고방식으로, 공부 못하면 남자는 공고, 여자는 상고(로 진학한다는 건데), 요즘은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최근 3년간 이 학과에 여학생과 특성화고 출신 합격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그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면접 교수 A씨는 수험생들에게 공군 조종장학생 합격률을 강조했습니다.

[면접관 A교수 : 3년 연속 (공군 조종 장학생) 100% 합격시킨 경력을 갖고 있는 학교라고.]

공군 조종장학생 모집 공고를 찾아봤습니다.

사상이 건전하고 체력이 강건한 대한민국 남자 등으로 지원 자격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대학이 서류 전형 평가를 위해 만든 문건의 기준과 거의 일치합니다.

공군 조종 장학생이 될 수 있는지가 사실상 합격 여부를 좌우했던 겁니다. 성 차별적인 국방부의 군 장학생 모집 기준이 대학 입시에까지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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