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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시 성차별…'軍 장학생' 가능한 지원자만 골랐다

<앵커>

그렇다면 국립대에서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성차별과 출신고등학교 차별이 노골적으로 이뤄진 배경이 뭔지도 궁금해집니다. 저희가 좀 더 취재해 봤더니 대학에 입학한 뒤에 군 장학생이 될 수 있는 학생들만 미리 가려서 뽑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소식은 이병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면접 내내 A 교수는 수험생들에게 이 학과의 공군 조종 장학생 합격률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습니다.

[면접관 A 교수 : 3년 연속 (공군 조종 장학생) 100% 합격시킨 경력을 갖고 있는 학교라고.]

A 교수가 강조한 공군 조종 장학생 모집 공고를 찾아봤습니다.

사상이 건전하고 체력이 강건한 대한민국 남자. 고교 내신 3등급 이내로 지원 자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대학이 1차 서류 전형 평가를 위해 만든 내부 문건의 기준과 거의 일치합니다.

[면접관 A 교수 : 우리 학교가 공군 조종사로 가는 사람이 97% 야. 모든 사람이 다 공군 조종사가 되는 걸 기준으로 맞춰.]

공군 조종 장학생이 될 수 있는지가 사실상 합격 여부를 좌우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대학 홈페이지에는 여자 지원자의 유의 사항을 공지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대학 관계자 : (군 장학생을 보내면 학교가 좋은 게 있어요?) 취업률이죠. 소위 말하는 지방 대학들은 취업률이 대부분 바닥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군 장기 복무라도 보내서 취업률을 높여야 대학 구조개혁 평가라든가 교육부 예산사업을 따올 수 있으니까.]

애초에 국방부의 군 장학생 모집 기준부터 성 차별적인 요소가 있었고 이 기준이 대학 입시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겁니다.

[이수연/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 팀장 : 100% 남성으로, 여성은 아예 안 되는, 진입부터 안 되도록 막아놓은 것은 굉장히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인권위가 이미 지난 3월 국방부에 개선 권고를 내렸지만 공군은 극히 일부 여학생들의 진정 사항이기 때문에 개선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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