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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이라서" 2층 제외…셀프·부실 점검, 결국 참사로

<앵커>

지금부턴 충북 제천 화재 속보 알아보겠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불과 3주 전에 소방 안전점검을 받았는데, 이번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견됐던 2층은 유독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이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번 화재로 숨진 29명 가운데 약 70%는 2층 여성 목욕탕에서 발견됐습니다.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통로에는 철제선반과 목욕 바구니들로 막혀 있었고, 버튼식 자동문은 작동조차 하지 않았던 겁니다.

제천 스포츠센터는 일 년에 한 번은 반드시 소방안전점검을 받아야 하는 '2급 건축물'입니다.

소방안전점검 업체가 건물을 점검한 건 지난달 30일로 한 달도 채 안 됐습니다.

그런데 취재결과 2층은 안전점검이 이뤄지지도 않았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유도 황당했습니다.

점검직원이 3명의 남성이었는데, 2층은 여성들이 이용하는 사우나여서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2층은 여탕이라 못 들어갔다는 거예요. 남자 직원만 나왔으니까.]

게다가 지난 2015년과 지난해엔 전 건물주의 아들이 직접 안전점검을 한 게 전부였습니다.

소방법상 건물주가 소방안전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자체점검을 한 뒤 소방당국에 결과서만 제출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서를 받아도 소방당국이 직접 현장을 나가 검증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천소방서만 해도 소방관 2명이 관내에 담당하는 건물이 천2백여 개에 달합니다. 

몇 년 동안 이뤄진 이른바 셀프 점검에다 부실 점검까지 더해지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주용진·공진구,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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