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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필로티 구조, 입구로 불 오면 탈출 불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2월 22일 (금)
■대담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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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비트 공법, 가격 싼 스티로폼 사용한 것이 문제
- 난연성 사용하도록 규제했지만 제천 화재 건물은 적용 안 돼
- 자력으로 탈출할 수 없는 구조…완강기 설치 규정도 없어
- 지난달 안전 점검 통과…허위 보고서라면 큰 타격 입을 것


▷ 김성준/진행자:

어제(21일) 오후,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 무려 29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전에 이 건물이 소방안전점검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것 막을 수 있었던 인재를 터뜨린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연결해서 이번 참사의 원인과 문제점, 또 해결책에 대해서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이 제천 화재 참사, 발화 원인을 소방 당국이 밝힌 것을 보니까. 추정한 거죠. 1층 주차장 배관에 열선 설치 작업을 하다가 거기서 불꽃이 튀어서 발화했다. 이렇게 나오는데.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 불꽃 잠깐 튀어서 차에 옮아 붙고, 차에 붙은 불이 건물로 옮아 붙고, 정말로 순식간이던데요.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불똥이 차량으로 떨어져서 불이 붙은 것은 아니고요. 천정재가 가연성 물질이다 보니까 불이 붙은 상태에서 불을 안고 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차까지 연소 확대가 된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게 차에 불이 붙고 나서 건물로 다시 옮아 붙는 과정에서 드라이비트 공법이라고 하나요? 이것을 외벽으로 마감한 게 큰 원인이 됐다. 이런 지적을 하던데. 이 드라이비트 공법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시겠습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드라이비트 공법은 외단열 공법의 한 가지고요. 우리나라에서 외부 단열을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외벽에다가 스티로폼을 붙이고요. 그리고 거기에다가 돌가루와 같은 것들을 페인트와 섞어서 칠을 하게 되면 그게 외장재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스티로폼만 넣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재료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스티로폼을 사용한 게 문제가 됐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스티로폼을 사용한 이유는 가격이 저렴한 이유나 그런 게 있습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가격이 싸죠. 단열 효과도 높고요.

▷ 김성준/진행자:

가성비가 좋은 것이로군요. 쉽게 말하면. 그래서 사실 2015년에 발생했던 의정부 아파트 화재. 그 때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마감해서 피해가 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때는 사망자 5명에 무려 129명이 부상했었는데. 그 이후에 법은 개정이 됐죠? 드라이비트 공법에 대해서 규제를 하는.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난연성을 요구하는 법은 6층 이상의 건물에 대해서. 외부 외장재에 난연성을 부여하는 정도는 계속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번 사고는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거든요. 개정되기 이전에. 법은 항상 만들어지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화재 현장에는 적용이 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법령 개정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에서는 드라이비트 공법 때문에 화재를 걱정할 일은 없는 겁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아무래도 내부에다 스티로폼 대신에 그라스울이라든지, 아무래도 화재에 좀 더 강한 것을 이용해서 단열을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연소 확대가 급격하게 일어난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리고 두 번째 이번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필로티 구조가 얘기가 나오던데. 이게 포항 지진 때 크게 논란이 됐던 것 아닙니까? 필로티 구조가. 이 필로티 구조는 어떤 이유에서 화재를 더 키우는 원인이 되나요?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필로티 구조가 지진에도 약하고 화재에도 약하다고 얘기를 하는데. 주로 필로티 구조를 만드는 이유가 주차 공간이 없기 때문에. 지하에 주차장을 파게 되면 들어오고 나가는 문제점이 생기죠. 땅이 너무 좁은데다가 건물을 올리다보니까 지하 주차장을 팔 수 없는 입장이고요. 그래서 1층에다가 기둥을 세워서 띄어 주차를 시키겠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게 필로티 건물인데.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죠.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예. 이게 1층 주차장이라고 하는 곳은 외부에 트여 있는 곳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방화 구획이라는 개념이 전혀 설립될 수 없는 것이고요. 그래서 출입구와 주차장과의 경계벽이나 이런 것이 방화 구획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주차장에서 화재가 나고 열기가 엄청나게 나오면 내부로 열 연기가 침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필로티 구조가 아니라면 주차장과 건물 입구와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주차장에서 일어난 화재가...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맞습니다. 주차장에서 화재가 난다 하더라도 건물로 옮아 붙기가 어렵고요. 그 다음에 일반 건물들의 지하를 파서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었다면 지하 주차장은 방화 구획이고요. 그래서 지하에서 불이 난다 하더라도 그 불이 지상으로 옮겨 붙기는 굉장히 어려운 구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되면 지난번 포항 지진 때도 통계 나온 것 보면. 도시형 생활 주택의 88% 이상이 필로티 구조라는 통계를 봤거든요. 이런 필로티 구조에서 화재가 나면 입구를 통해서 불이 들어오는 상황이 벌어지면 입구로 탈출할 수도 없고.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일반적인 건물들과 생활주택과는 좀 더 다른데요. 생활주택은 정말로 중앙에 있는 계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밖으로 도망갈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불을 빨리 인지하고 도망간다면 가능성이 있는데, 불을 좀 늦게 인지했다고 하면 나갈 곳이 없는 게 필로티 구조고요.

▷ 김성준/진행자:

밑에서 따라 올라가는 불이면 옥상으로 달아나도 별 소용없는 것 아닙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물론 외벽이 불연재라면 옥상으로 가도 되기는 합니다. 그런데 열 연기는 수직 방향으로 1초에 4~5m를 가기 때문에. 일단 좀 늦게 인지하면 중앙의 계단은 열 연기로 다 차기 때문에 나갈 수 없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결국은 세대 내의 창문을 통해서 완강기를 타고 내려간다든지, 이런 방법을 통하지 않고는 자력으로 탈출할 수 없는 건축 구조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지금 완강기 말씀을 하셨는데. 완강기 설치 같은 것은 당연히 법적으로 규정이 돼있겠죠?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지금 생활형 아파트에 아마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습니까?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없는 모양이죠?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제가 그 부분을 확인 못했는데. 이 화재 현장에서는 피난 계단이 있기 때문에 완강기 설치는 전혀 없었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문제가 된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이 불과 지난 11월, 지금이 12월이니까 1달 전에 소방안전점검을 통과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소방안전점검을 통과한 건물에서 이렇게 참사가 벌어진다면 소방안전점검이 부정이 있었거나 유명무실하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느낌이 드는데 말이죠.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둘 중 하나라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제대로 점검을 하고 제대로 솔직하게 보고서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점검한 게 내일 망가질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것은 때에 다른 것이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적을 뿐이지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 케이스가 있는 것이고요. 만약에 정말 무언가 잘못됐는데 허위 보고서를 써서 냈다고 하면 점검 업체가 굉장히 큰 타격을 입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스프링클러가 200개가 넘게 건물에 설치됐는데 전부 다 의도적으로 꺼져있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스프링클러가 켜지는 것과 꺼져있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 아닙니까?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스프링클러는 자동소화설비고요. 내부에서 화재가 났을 때 스프링클러가 자동으로 터져줘서 불을 꺼줄 수 있다는 측면이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는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설비고 안정성이 있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화재는 외부에서 불이 났고요. 외부에서 불이 난 게 내부로 열 연기가 침투돼서 연기에 의해서 사망하셨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터진다고 해서 연기를 잡아주거나 이럴 수는 없었습니다. 이번 사건이 꼭 이것과 연결이 된 것은 아니지만. 스프링클러를 꺼놨다고 하는 그 자체는, 만약에 정말로 꺼놨다면 정말로 잘못된 행동이고요. 지금처럼 외부에서 불이 난 게 아니고 내부에서 불이 났다고 하면. 초기에 끌 수 있는 불을 키워서 많은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다고 하겠죠.

▷ 김성준/진행자: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예.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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