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행복한데 나만 슬픈 것 같아"…연말 우울증,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고?
연말연시 또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휴일에 우울하다고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경험일 것 같아 혼자서 '나만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는데요. 사실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감정입니다. 지난 2015년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직장인 515명을 대상으로 '연말연시 후유증'에 대해 조사했는데요.
응답자 84.8%가 '후유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원인으로는 '한 해 동안 성취한 것이 없는 것에 대한 허무감'이 3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화려하고 들뜬 분위기 속의 상대적 소외감과 박탈감'과 '새해에 뭔가 이뤄야 한다는 중압감'이 그 뒤를 이었는데요. 즐겁기만 할 것 같은 연말연시에 많은 이들이 허무함, 소외감, 박탈감 등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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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심리학계에서는 연말 우울증을 하나의 증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심리학회(APA·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는 지난 2011년 휴일과 명절, 연말연시 등에 느끼는 우울증을 의미하는 '홀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를 정식 심리학 용어로 채택했습니다.
또 원치 않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우울한 기분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40대 주부 김 모 씨는 최근 동창회에 나갔다가 사이가 틀어진 친구와 마주한 뒤 기분이 상해 모임이 끝나기 전에 먼저 자리를 피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 모임에서 굳이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 씨는 오히려 집에 돌아와 옛날 생각이 계속 떠올라 짜증이 났습니다.
■ 우울한 기분 이젠 그만..연말 우울증 극복하는 방법은?
연말 우울증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모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모임만 참석하라고 조언합니다. 지나치게 많은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나만의 시간이 없어지게 되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시간이 늘어나 우울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과음은 피하고 지출 목록을 만드는 것도 우울한 기분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과음으로 숙취가 계속되거나 기억을 잃으면 몸이 피로해지는 데다가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S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우울한 기분을 이겨내려고 술을 마시거나 돈을 쓰게 되면 나중에 다시 후회하게 되고 또 그 기분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연말이 반드시 특별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SNS를 통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면 스마트폰을 꺼두거나, 바쁠 때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을 하는 등 '나를 위한 일'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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