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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어차피 곧 끝날 관심 아닌가요?"…외상센터의 민낯

“어차피 끝날 관심 아닌가요?”
지난달 22일
귀순 병사 브리핑에 나선 이국종 교수.

그가 대뜸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호소했습니다.

“여러분은 그 귀순 병사한테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저희에겐 그런 환자가
150명이 있습니다.”
응급환자가
즉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역 외상 센터’.

이 교수를 통해 
열악한 현실이 알려지며 
국민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권역외상센터 지원에 28만 명 청원)
국민의 성원에
고무돼 있을 줄만 알았던
이국종 교수.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팀의 카메라 앞에서 뜻밖의 말을 꺼냅니다." data-captionyn="N" id="i201127714"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71220/201127714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지금 돌아가고 있는 걸 보면,
(관심이) 곧 끝날 것 같은데요.”
“예산이 200억 가까이 늘어도 
여전히 좌절하죠.
저는 지금
2011년을 보는 것 같습니다.”

- 이국종 교수 / 경기 남부 권역외상센터장
2011년, 이국종 교수는
6발의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기적적으로 살려내
국민 영웅이 됐습니다.

그때도 똑같은 호소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다쳐서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외상 환자만 치료할
권역외상센터가 필요합니다.”
여론을 의식한 정부는
각 지역에 순차적으로
권역외상센터를 설치했고

2017년 현재 
총 17곳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외상 응급환자들은
아직도 목숨을
운에 맡겨야 하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9월
25개월 된 아기 지훈이(가명)가
가족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길.

대형 견인차가 세 사람을 덮칩니다.

“지훈이가
‘아빠, 다리가 아파’ 그랬어요”

- 故 김지훈(가명) 아버지


지훈이는 대형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사가 없어 치료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급히 전국 13개 병원에 전화했습니다.
이 중 5곳에 외상센터가 있었지만,

“모두 다른 수술 중이라…”

“학회 참석으로 자리를 비워서…”

지훈이를 받아준 곳은 
단 한 곳이었습니다.

가까스로 병원에 도착했지만…
지훈이는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외상센터 수는 늘었는데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전국 17곳 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됐고
예산도 받았지만,
실제로 운영되는 곳은
9곳에 불과합니다.

그 9곳 중에서도
규정대로 전담의
20명을 채운 센터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외상센터에서 일하면서
 세 번의 유산을 겪었어요.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서
 물을 못 먹는 게 정말 맞는 말이에요.”

  - 이경희  씨 / 경기 남부 권역외상센터 퇴직 간호사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지만
병원 측에선 자체 부담이 커
‘권역외상센터’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다는 거예요.

환자를 받을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는 거죠.”

  - 응급센터 관계자

 전 아직도 기억나요.
 2011년에 우리 병원엔 오지도 않은
 헬기 사진 찍어 올리고
 ‘이국종 교수 꿈 이뤄졌다’(신문 헤드라인) ”

더는 문제가 없을 거라던 
6년 전과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이번에도 거의 똑같은
 데자뷔 같아요.”

- 이국종 교수 / 경기 남부 권역외상센터장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 2011년과 다른게 없다."  2011년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고 영웅이 됐던 이국종 교수는 2011년과 상황이 놀랍도록 똑같다고 말합니다. 여론을 의식한 형식적인 대안으로는 외상센터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겁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외상센터의 민낯을 조명합니다.

기획 하대석, 권재경, 권예진 인턴 / 그래픽 김태화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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