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사망 신생아 아버지 "병원 측, 직접 사과한 적 없어"

[취재파일] 사망 신생아 아버지 "병원 측, 직접 사과한 적 없어"
이대목동병원에서 1시간 반 사이 4명의 신생아가 숨졌습니다. 어머니 품에 실컷 안겨본 적 없는 아기들은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국과수의 차가운 부검대에 눕혀졌다, 다시 흰 상자에 실려 화장장으로 옮겨지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고 이틀 뒤인 그제(18일), 병원 측의 표현대로 "매우 이례적" 상황으로 아기를 떠나보낸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족들은 병원의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문제 제기를 했고, 초동 대처도 미흡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보도 기사 링크] ▶ "장갑 안 끼고 아이 만져…병원 믿은 것 후회돼" (12.18)

[SBS 보도 기사 링크] ▶ "우왕좌왕 의료진 시종 쩔쩔매"…초동 대처 적절했나 (12.18)
 

▷ (기자) 사고 당일 낮 12시 반에 어머니가 면회를 갔었다고 했는데요.
▶ (유족) 제 아이는 모니터를 보니까 심박수가 190에서 200 왔다 갔다 하더래요. 200이 넘어가고 빨간 불이 깜빡깜빡 거리자 집사람이 너무 불안해서 지금 의사 면담하고 싶다, 불러 달라, 아이 괜찮은지 상태 설명 듣고 싶다, 라고 하니까 전화해서 오고 있다고. 아 지금 주치의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래요. 

▷ 실제로 주치의는 4시쯤 회진을 돌기 위해 중환자실에 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 그러고 나서 시간이 거의 1시가 된 거예요. 면회 시간이 1시인데, 그러고 나서 이제 집사람이 아니 지금 의사, 언제, 어디 왔냐. 오고 있다면서요, 그랬더니 아 지금 여기 와 있대요. 저희 입장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건 과연 그 시간에 정말 전공 의사가 왔다고 했는데 왔느냐. 정말로 왔는지도 의심스럽고요.
 

▷ 그 뒤로 심정지가 온 5시 44분까지 병원에서 연락이 없었다고요?
▶ 심정지가 아니 이게 뭐 물건 떨어뜨리듯 갑자기 순식간에 오는 게 아니잖아요. 아이들이 심정지가 올 정도라면 몇 시간 전부터 계속 이상 징후가 왔었어야 되는 거고. 그럼 이상 징후가 왔으면 거기에 따라서 적절한 처치와 함께 보호자에게 반드시 연락을 하고 이런 처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걸 고지 했어야 되는데.

▷ 유가족들은 병원 내 감염으로 원인을 의심하고 있는지요?
▶ 뭔가 잠복해 있던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을 해서 아이의 신체에 영향을 끼쳤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 세균이 감염, 최초로 언제가 됐느냐. 미숙아들은 감염 전파 속도가 굉장히, 세균의 증식 속도 이런 것들이 굉장히 빠르다고 제가 듣고 왔는데. 모든 아이들 부모가 공통이에요. 금요일 날 저녁 면회까지만 해도 다 멀쩡했어요. 저 아이들.

▷ 병원에서 사망 사고 뒤 내놓은 입장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셨다고요.
▶ 중증 환자, 중증 환아였기 때문에 죽었다는 뉘앙스의 글을 쓰더라고요. 지극히 병원 입장에서. 정말로 저희 유가족들은 분노를 하고 있고요. 물론 중증 환아죠. 그런데 중증 환아로 와서 정말 건강하게 크고 있었고요.

이거는 상대적으로 다른 애들에 비해서 좀 작고 미성숙했을 뿐이지. 이미 여기에 와서 저희 아들 많이 자랐고 저희 아들 830g에 와서 1670g까지 자랐어요. 그전까지 의료진은 저희에게 단 한 번도 아이가 이래서 위급하다, 이런 얘기 없었고 가면 잘 크고 있다. 그래서 제가 이상한 거 물어보면 그거 별거 아니다, 늘 뭐 이렇다, 미숙아니까 이럴 수 있다. 이런 반응만 했어요.
 

그동안 아이가 지속적으로 뭔가 위험한 사인이 와야 저희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아 이래서 정말로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할 텐데. 상승 곡선이었단 말이에요 모든 아이들이. 근데 이렇게 상승 곡선을 치고 있는 아이들이 단 하루 만에 이렇게 떨어진 거란 말이죠. 이게 과학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납득이 되냐라는 말이죠.
 

▷ 사고가 난 뒤 병원은 유가족에게 어떤 말을 건냈나요?
▶ 전례가 없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지금 네 명의 아이가 죽고 네 명의 아이들의 부모가 안에서 아이의 시신을 안고 오열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자리에서도 토요일, 밤 11시 경이죠. 그리고 새벽 다음날 일요일 새벽 한 시, 두 시, 세 시 경까지 그 어느 의사가 와서 위로의 말을 한 적이 없고. 4명의 아이가 죽었는데 보호자 어느 보호자를 붙잡고 위로의 말이나, 내가 지금 병원장인데 앞으로 지금 진행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요.

▷ 사고 다음날 언론 브리핑에 직접 와서 항의를 했었는데요.
▶ 병원장이 그 전날 와서 사과 한마디 없고 아무런 대책에 대한 한 마디 없던 병원장이 정말 웃긴 건 사과의 대상을 모셔오지도 않은 거죠. 왜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면서 왜 사과의 대상,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초대하지도 않고 왜 기자들을 앞에 놓고 유가족에게 심심한 사과를 한다고 하죠? 그쪽 의사들은 환자 없이 진료하나요. 정말 그건 그 부분에서 저는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가 없고요.
 

▷ 사망 사고도 문제지만, 그 뒤의 대응에도 많은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 법적인 절차를 또 따져야 되겠지만 도의적인 측면에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그들의 대응 이건 절대로 이건 저희들을 자식 잃은 부모로 생각을 했다면 절대로 그렇게 대응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저희를 인간으로 안 본 거죠. 지금 이 사건이 '하나의 인간이 죽은 사건이다, 생명이 죽은 사건이다.'라고 접근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에게 떨어진 그냥 골칫덩어리 해결해야 할 그냥 사건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유가족을 빼놓고 사과를 하고 그 상황에서 유가족을 붙잡고 위로의 말을 한마디도 건네지 않은 이들의 행태는 사과가 아니고 실수가 아니잖아요.

(취재 : 조동찬 기자, 이현영 기자, 백운 수습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