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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이것 좀 보아요" 할아버지가 매일 카메라를 드는 이유

올해 75세인 마준성 할아버지 곁에는 언제나 카메라가 있습니다. 그의 작업실엔 영상 편집과 관련한 프로그램 책들이 즐비합니다.

이 모든 걸 공부하는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육군 장교로 일하다 퇴역한 후 25년째 촬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가 영상으로 남긴 건 가족들의 모습인데요, 그중에서도 아내인 백정자 할머니의 모습은 빠짐없이 기록했습니다.

아내 때문에 그는 지금까지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고 있다는데요, 그의 아내는 28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아서 온몸이 굳어 말을 할 수도 표정을 지을 수도 없게 됐습니다.

오직 눈으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할아버지는 행복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데이트했던 대학 캠퍼스와 겨울 바다를 걸었던 추억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촬영을 나갈 때도 그는 늘 아내 생각뿐이었습니다.

촬영을 다 마친 후 그는 곧바로 아내에게 향했습니다. 할머니는 영상을 보며 행복해했고 할아버지는 이런 할머니의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의 영상을 봐줄 아내가 곁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지난달 생을 마감하게 되셨는데요 할아버지는 아직 할머니와 못다 한 일들이 생각나 쓸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아내가 그의 영상을 보고 기뻐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여전히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아내 곁에 있겠다는 50년 전 고백을 할아버지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매일 그 마음을 담아 할아버지는 여전히 촬영을 하고 있는데요, 가슴이 참 먹먹해집니다. 할아버지 늘 건강하세요.

▶ "항상 곁에 있겠습니다" 카메라로 지킨 50년 전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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