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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에 빠진 하청직원 '나 몰라라' 한 건설사

<앵커>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어른 가슴 높이의 구덩이에 빠져 심하게 다쳤습니다. 구덩이는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사가 파놓은 건데 회사는 넉 달이 넘도록 직원에게 치료비는커녕 사과나 안부도 건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호건 기자가 취재햇습니다.

<기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는 경기도 일산의 공사 현장. 거리에 간이부스가 쭉 늘어서 있습니다.

시행사의 하청업체 직원 민 모 씨는 지난 8월 여기서 겪은 일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집니다.

깊이 1.5m로 파놓은 구덩이에 빠져 갈비뼈를 삐고 무릎 부위가 찢어졌습니다.

그 구덩이는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이 간이부스 배선 설치를 위해 파놓은 거였습니다.

[민 모 씨/하청업체 피해자 : 여기까지 빠졌습니다. 숨도 못 쉬어서 그 맨홀 속에서 한 10분 정도 울었어요. 짐승 잡으려고 덫을 만들어 놓은 거랑 똑같거든요.]

민 씨 측은 신세계 건설이 빗물을 막겠다며 구덩이를 두께 1cm의 석고보드로 덮고 파란 천막을 씌어놓은 게 화근이었다고 떠올립니다. 경고 표시도 없었습니다.

[강 모 씨/하청업체 동료 직원 : 밟게 되면 당연히 빠질 수밖에 없는, 그렇게 덮어놨으니까 누구도 그걸 알 수 없는 그런 상태였죠.]

하지만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신세계건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넉 달이 넘도록 민 씨는 130만 원의 치료비는 커녕 괜찮으냐는 안부조차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하소연합니다.

[신세계건설-하청업체 관계자 통화 : (돈 드릴게요.) 제가 돈 때문에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하, 그것 때문에 그러시잖아요.)]

[민 모 씨/하청업체 피해자 : 말 한마디가 천 냥 빚 갚는 건데 (건설사 측에서) 와서 다친 게 어떠냐. 이런 얘기도 못 들어봤고요.]

취재가 시작되자 신세계건설은 치료비 지급 방식 등을 시행사와 논의하다 보상이 늦어졌다며 일주일 안에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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