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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감염 경로 짚어보니…의료진 의심하는 이유는?

<앵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대로라면 동시에 네 명의 아기가 숨진 이유가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이 옮긴 세균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균이 옮겨가게 됐는지도 밝혀야 할 텐데, 조동찬 의학 전문기자가 감염 경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멸균 복을 입은 의료진이 이중으로 된 문을 열고 음압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멸균 장갑을 착용한 후 수술용 장갑을 그 위에 또 낍니다.

첨단 실험실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주사 영양제를 만드는 곳입니다.

장이 발달하지 못해 먹지 못하는 신생아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섞어 주사제로 만든 겁니다. 그래서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겁니다.

그런데 과거 프랑스, 영국 등의 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사망의 원인은 바로 영양 주사제의 세균 오염이었습니다.

주사제에 있던 세균이 곧바로 혈액으로 들어가 온몸에 퍼지게 되면 신생아에겐 치명적입니다.

[엄중식/가천대 감염내과 교수 : 이런 아이들 같은 경우는 면역체계가 워낙 낮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하게 염증반응이나 감염이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제약회사의 제조 공정에서 수액 자체가 오염돼 신생아를 감염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이 영양 주사제를 만들거나 또는 신생아에게 주사를 놓다가 감염시킨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특히 영양 주사제를 만든 의료진의 손이 세균에 오염됐다면 같은 의료진에게 같은 시간에 영양 주사를 맞은 신생아는 이번 경우처럼 비슷한 시간에 패혈증과 심정지가 올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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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동찬 기자, 그러니까 세균의 감염 경로로 의료진의 손이 의심되고 있는 거군요?

<기자>

시트로박터 균은 성인의 장 안에 있다가 대변을 통해서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하지만 공기로 전염되지 않고 무엇에 묻어야만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성인의 장 속에 있는 균이 신생아의 혈액으로 옮겨가기까지 가장 가능성 큰 매개체는 의료진의 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액 자체 그리고 카테터라고 하는 주삿바늘, 여러 의료기기도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4명 가운데 3명의 신생아 혈액에서 배양된 균의 유전자가 같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이것은 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저의 장 속에 있는 시트로 균과 최 앵커의 장 속에 있는 시트로 균은 유전자가 다릅니다.
 
세 명의 혈액 세균 유전자가 같다는 것은 세 명이 모두 같은 출처로부터 세균에 오염됐다는 뜻이고, 의료진이 원인이라면 1명으로 압축되고 주삿바늘 같은 의료 물품이라면 1개의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의미는 병원 감염이 확실해졌다는 겁니다.

<앵커>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 우수분야 인증까지 받았는데 참 씁쓸합니다. 오늘(19일) 병원 압수수색이 이뤄졌죠?

<기자>

지금 상황으로는 감염병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동시에 4명이 숨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서 사망을 일으키는 약물이 잘못 들어갔는지 또 치료 약이라도 고농도로 들어갔는지 등 병원이 잘못한 점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한 것입니다.

<앵커>

아기들의 정확한 사인은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어제 1차 부검을 했는데 2차 정밀 부검은 3~5일 정도 걸립니다.

여러 곳에서 채취한 세균 배양 검사가 2주 정도 걸리는데 이르면 2주 후면 사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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