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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영아들에게 반나절 간 감기약 3번 먹인 어린이집 원장"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3일 (수)
■대담 : 김종원 S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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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돌 지난 아이 입에 억지로 밥 쑤셔 넣은 어린이집 원장
- ‘돌 쯤 되면 아이들 편식 생겨’…원장의 특이한 교육 철학
- 밥이나 약 강제로 먹인 건 티가 안 나…피해 규모 지켜봐야
- 만 2세 미만에게 금지 된 감기약 0~1세 아이들에게 먹여
- 9시 등원해서 점심시간까지 감기약 3번 먹는 경우도 있어
- 원장과 딸인 보육교사 직무 정지…그런데 어린이집 대표가 남편


▷ 김성준/진행자: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이 어린이집, 또 엽기적인 학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어린아이를 바닥에 깔아뭉갠 채 밥을 강제로 먹이는가 하면, 어린아이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감기약을 부모에게 말도 안 하고 묻지마 식으로 먹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한 SBS 보도국 기획취재부 김종원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종원 기자: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어제 8시 뉴스 보도 나가고 나서 많은 학부모들이 공분을 했는데. 영상이 보기 불편할 정도였어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아이가 굉장히 어린 아이였거든요. 2세, 3세도 아니고 이제 돌 지난 지 며칠 안 된 아이인데. 이 아이를 원장이 바닥에 깔아뭉개고, 한 쪽 허벅지로는 머리를, 한 쪽 허벅지는 배 위에 올려놔서 꼼짝을 못하게 하고 입에 국에 말은 밥을 밀어 넣는. 먹인다는 표현이 사실 잘 안 맞는데.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어린이집 내부에서도 다른 보육교사들은 그런 원장의 모습을 보면서 저건 먹이는 게 아니라 쑤셔 넣는 것이라고 자기들끼리도 표현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어제 많은 분들이 놀라셨던 게, 아기가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래서 자지러지게 우는데. 그 우는 아이 입에다 넣으니 기도에라도 걸리면 큰 일이 날 수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러고 싶을까요.

▶ SBS 김종원 기자: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셨고. 저도 역시 처음에 이게 진짜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도대체 밥을 왜 그렇게 먹였다는 거예요? 먹기 싫으면 하다못해, 차라리 굶기는 게 낫겠네요.

▶ SBS 김종원 기자:

일단 첫 번째는 이 원장의 특이한 교육 철학이 있답니다. 아이들이 돌 쯤 되면 자기 고집이 생기는 나이다. 그 때 편식을 하거나 밥을 돌아다니면서 먹는다거나. 이걸 이 때 꺾지 않으면 안 된다. 이래서 원장 선생님이 항상 그런 식으로 밥 먹는 게 산만한 아이들을 지도했다고 해요. 나한테 맡기라면서. 어제 영상에 나온 아이 뿐만이 아니랍니다. 그런 교육이 시작되면 한 번 하고 마는 게 아니라 며칠에 걸쳐서 아이가 바뀔 때까지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지금까지 크게 사고가 안 난 게 다행일 정도로 정말 위험한 상황이고. 이게 하나가 있고 또 다른 이유는 투약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려면 밥을 먹여야 하는데 아이들이 밥을 안 먹으면 곤란하니까 약을 먹였다.

▷ 김성준/진행자:

밥을 먼저 먹어야 약을 먹일 수 있다.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어린이집 쪽에서도 이렇게 해명을 했어요. 약을 먹여야 해서 밥을 먹인 것이다. 이렇게 해명했는데. 투약이 또 다른 이유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교육 철학이 그러면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에게 우리 어린이집의 교육 철학은 이렇다고 미리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그래야 알고 가는 것이지. 그리고 편식, 고집 이런 얘기 하지만 저는 중학교 때까지도 편식을 했지만 인생을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 때 무슨 편식이.

▶ SBS 김종원 기자:

이제 돌인 아이들인데.

▷ 김성준/진행자:

아이들이 뭘 안다고 편식을 하고 고집을 부리겠어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게 해서 정말 아이들 버릇이, 고집이 꺾였을 지는 의문인데. 아마 두고두고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을까. 밥을 먹는 것 자체가 트라우마가 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나오고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게 철학을 갖고 약을 먹이기 위해서 했던 거라면 하루 벌어진 일이 아니겠네요.

▶ SBS 김종원 기자:

어린이집이 설립이 된 지가 꽤 오래 됐어요. 10년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얼마나 이런 일이 있었는지는 지금까지 드러나지는 않았으니까 조사를 해봐야 되겠죠. 이게 또 문제가 뭐냐면. 지금까지 잊힐 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어린이집 사고 대부분이 아이 몸에 상처가 나있는 것을 부모님이 발견해서 신고를 하고, 아니면 CCTV를 뒤져보고. 이렇게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건은 아이에게 강제로 밥을 먹였다거나 약을 강제로 먹였다거나. 이게 신체에 위해는 굉장히 크게 되지만 티가 안 나거든요. 게다가 아이들이 이제 막 돌 지난 아이들이니까 말도 못하고. 굉장히 위험하지만 티가 안 나는. 그래서 더 늦게 발견이 된.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밥도 밥이지만 약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그야말로 어린 아이들인데. 이 어린 아이들은 약 처방도 그렇고 먹이는 방법도 그렇고 굉장히 조심해야 하잖아요. 약의 종류도 달랐을 것이고. 그런데 아이들에게 약을 먹인다는 것은 부모들이 이 약을 제 때 먹여 주십시오라고 얘기하지 않는 이상 어린이집에서 임의로 약을 먹일 수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 SBS 김종원 기자:

그게 사실 어린이집이 규정상 굉장히 엄격하게 투약에 대해서 관리가 되고 있어요. 아마 어린이집 보내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아이가 몸이 아파서 약을 같이 맡겨야 하는 경우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투약 의뢰서를 작성합니다. 그래서 어떤 약을 가져왔으니 물약은 어떻게, 알약은 어떻게, 가루약은 어떻게.

▷ 김성준/진행자:

말로만 부탁해도 안 되는 것이고.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의뢰서를 작성해야 해요. 근거를 남겨놔야 해요. 그래서 몇 시에 어떻게 먹여 달라. 맡기고 의뢰를 하고 가야 합니다. 그것만 먹일 수 있어요. 설사 안 아팠던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도 함부로 약을 못 먹이게 돼있습니다. 벌금을 물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어린이집은 어린이집 설명회를 할 때는 어린이집에 따로 비치된 약이 없으니 아이들이 아프면 약을 가져다 달라고 안내를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실제로는 약장 속에 약을 넣어놓고 마음대로 먹인 거죠. 그런데 더 문제가 뭐냐면 어제 화면에 보면 갈색 유리 약병이 하나 나가는데. 그게 시럽 형태의 감기약입니다. 그런데 병에 두 군데나 쓰여 있어요. 만 2세 미만에게는 먹이지 말라고. 그런데 이걸 먹은 아이들이 만 0세, 만 1세 이런 아이들이 먹지 않았습니까. 이걸 얼마나 먹었는지도 몰라요. 요즘엔 약통에 눈금 표시 돼있어서 거기에 정확하게 재서 먹이잖아요. 어머님들이.

그런데 여기는 어제 영상에서도 보셨듯이 밥숟가락 정도로 추정되는데. 거기에 옛날식으로 숟가락에 약을 따라서 시럽을 입에 넣거든요. 안 먹는 아이들은 무릎에 눕혀놓고 입에 넣거든요. 도대체 아이들이 얼마나 먹었는지도 모르는 것이고. 그리고 먹어서는 안 되는 아이들이 이걸 먹은 거죠. 심지어 원장이 이런 지시를 하는 녹취도 있었습니다. 쟤는, 만 0세였어요. 돌이 얼마 안 남은 아이였는데. 쟤는 덩치가 다른 아이들보다 크니까 좀 더 많이 먹여, 자주 먹여. 그런데 그 아이는 사실 덩치가 다른 아이보다 크지 않았거든요. 표준 체형이었는데 원장이 보기에 덩치가 크니까 쟤는 많이 먹여라.

▷ 김성준/진행자:

그것도 철학입니까?

▶ SBS 김종원 기자:

그런 철학이 있었다고 해요. 의사들이 요즘 병원에서 아이들 약을 약하게 지어주는 게 추세잖습니까. 의사들은 못 믿는다. 돈 벌려고 저러는 것이다. 약을 너무 약하게 짓는다. 먹어도 낫지를 않는다. 그래서 내가 처리하겠다. 이런 철학이 또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의사들을 못 믿는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본인이 약을 먹인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게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의사가 지어준 약을 무시하다보니까 이 아이들이 감기가 안 걸린 아이들은 아프지도 않는데 약을 먹는 셈이 되는 것이고. 감기 걸린 아이들은 집에서 감기약을 같이 보내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하셨듯이 투약 의뢰를 하고. 그 약을 먹이면서 이 약을 또 먹인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아이는 아침에 오자마자 원장이 임의로 묻지 마 투약하는 것을 한 번 먹고. 그 다음에 아이 엄마가 맡긴 약을 또 먹고. 점심 시간쯤에 한 번 더 먹인대요. 점심 시간에 또 먹고. 그러니까 9시에 등원해서 12시 점심 시간까지 3시간 동안 감기약을 세 번이나 먹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저녁에 집에 가서 또 먹을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면 많이 먹는 아이들은 하루에 다섯 번, 여섯 번도 감기약을 먹는데 문제는 부모님이 이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큰일을 당할 뻔 한 아이들도 있었겠네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저희가 어제 대한약사협회 연락을 해서 영상에 나온 약의 종류를 찾아내서 봤더니. 부작용이 이걸 먹으면 아이들이 졸려 한대요. 그리고 두 번째는 특히 2세 미만에게 먹이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중추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이 용량이 좀 늘어나느냐, 적어지느냐에 따라 심각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하거든요. 그런 게 무시가 됐던 거죠. 지금까지.

▷ 김성준/진행자:

아이들 편식하는 고집은 잘 꺾었겠네요. 약을 먹여서 아주.

▶ SBS 김종원 기자:

실제 하루 종일 약에 취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결국 조치는 어떻게 됐습니까.

▶ SBS 김종원 기자:

어제 보도가 나갔고요. 오늘 부모님들이 이걸 대부분 지난주 금요일 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이게 문제가 맞벌이 부모님들은 아이를 당장 맡길 곳이 없잖아요. 어린이집은 아무 곳이나 다음날 들어갈 수가 없고. 그래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벌어졌나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맡기다가. 어제 보도가 나가고 정말 난리가 난 거죠. 그래서 경찰은 지금 CCTV를 지난주 금요일 수사 착수하면서 다 가져갔거든요.

CCTV를 뒤져봤더니 아이를 약을 먹이고 밥을 강제로 먹이고 이외에도 입에 밥을 물고서는 삼키지 않는다고 해서 때린다거나. 아니면 아이가 운다고 방에 가둬놓고 울음 그칠 때까지 나오지 마라. 이렇게 방치를 한다거나. 아니면 발목을 확 잡아당겨서 넘어트린다거나. 이런 게 있다고 신고가 들어왔는데 일부 확인이 됐다. CCTV를 뒤져보니. 피해자가 어제 방송 화면에 나왔던 아이들 말고도 더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구청에서도 오늘 부랴부랴 조치를 취한 게 원장과 딸인 보육교사를 직무정지 시켰어요. 그리고 다른 원장을 들여라. 그런데 이 어린이집 대표가 또 남편이에요. 가족이 하는 어린이집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긴급 조치는 내렸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SBS 보도국 기획취재부 김종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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