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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화 문턱' 없앴나…한반도 정세 풍향 바뀔지 주목

美 '대화 문턱' 없앴나…한반도 정세 풍향 바뀔지 주목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팽팽한 대치가 장기화한 한반도 정세의 풍향이 바뀔지 주목됩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을 받아들이는 등 대화국면 조성을 꾀하는 듯한 신호를 보인 다음에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점에 촉각을 세우며 동향을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13일) "틸러슨 장관 발언의 전후 맥락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틸러슨 장관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결국 북한이 호응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북미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북한의 호응 여부가 1차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마지막 문턱을 없앤 것"이라며 "틸러슨 장관은 이때를 놓치면 대화의 동력을 만들 수 없다고 보는 것 같고, 그래서 마지막 카드를 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북한의 (대화) 호응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틸러슨 장관이 무조건 제기했다기보다는, 그동안에 비공개로 여러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요구를 확인한 결과라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동대 박원곤 교수는 "이제까지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메시지 중 가장 전향적이고, 대화의 문턱을 없앤 것이기 때문에 이는 북한이 원하는 바를 들어준 것"이라며 "미북대화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발 대화 메시지가 나온 만큼 베이징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한중 정상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지지함으로써 대화의 기운은 더 고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14∼15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총회 계기에 미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당국자 간의 접촉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그러나 지난 10월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2∼3개 대화채널 가동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꼬마 리틀맨(김정은)과의 협상 노력은 시간 낭비"라고 '공개 면박'을 준 전례도 있어 이번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교감이 이뤄진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특히 틸러슨 경질설과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국무장관 기용설이 제기됐던 터라 이번 언급이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행보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틸러슨의 언급에 북한이 적극 호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대북 기류는 한층 더 강경 일변도로 굳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만약 북미 대화가 현 시점에서 성사되더라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우선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는 동안은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기에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 측면에서 북미대화는 긍정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내년 2∼3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한반도 정세 전환의 기회로 삼으려는 우리 정부도 일단은 기대 속에 북미대화 동향을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화가 대북 제재·압박 동력을 약화시키거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어중간한 동결에 타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핵 포기는커녕 핵무기를 더욱 확대해 나갈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어제 평양에서 열린 제8차 군수공업대회 연설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사생결단의 투쟁으로 쟁취한 위대한 역사적 승리라고 규정하며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와 최첨단 무장장비 확충'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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