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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상상을 담은 삽화들…전시 '한겨울의 그림 정원'

[FunFun 문화현장]

<앵커>

이어서 문화현장입니다. 오늘(12일)은 찾아가 볼 만한 전시 소개해드립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요안나 콘세이요 전(展) '한겨울의 그림 정원' / 2018년 2월 25일까지 / 알부스 갤러리]

늑대의 무릎에서 빨간 털실 뭉치로 천진하게 장난을 치는 소녀와 그런 소녀를 음험한 눈길로 힐끗거리는 늑대.

사냥꾼 아들이 잡아 온 사슴 머리 박제가 가득한 거실에서 근심에 차 소녀를 기다리는 할머니.

익히 알려진 샤를 페로의 동화 '늑대와 빨간 모자'의 행간에 몽환적이면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의 숨결을 불어넣은 요안나 콘세이요의 삽화들입니다.

콘세이요는 본인의 고향인 폴란드의 전통과 풍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상과 이야기를 구체화하는 삽화가로 유명합니다.

[이지원/알부스 갤러리 학예사 : (작가가) '빨간 모자' 같은 경우는 빨간 모자 소녀와 늑대의 로맨스처럼 표현하세요. (동화 '과자 가게의 왕자님'에선) 왕자님이 고민할 때, 그 고민이 커다란 곰으로 형상화되기도 하고요.]

콘세이요의 국내 첫 원화전으로 연필과 색연필로 서정적이면서도 때로는 도발적이고 때로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성하게 묘사해 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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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배 초대개인전 / 12월 23일까지 / OCI미술관]

전시장 중앙에서 1, 2층을 관통하는 초대형 작품과 1층을 빙 둘러친 폭 32m의 연작이 관객을 덮쳐옵니다.

높이 4m에 이르는 캔버스에서 관객과 다른 그림들을 압도하고 있는 로봇, 또는 그 무엇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는 존재들과 그 아래 발가벗은 채 늘어서서 똑같은 동작을 수행하고 있는 깡마른 인간들의 대비.

고도화돼 가는 기계 문명 속 인간의 소외와 실존이라는 주제를 끈질기게 다뤄온 오원배 작가가 올해 새로 내놓은 역작들입니다.

[김소라/OCI미술관 선임 학예사 : 인간은 점점 더 기계처럼 돼가고 있는데 기계는 더욱더 인간처럼 자율성을 갖춰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있는 전시입니다.]

우리가 언제나 당면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상 아무도 묻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제에 평생 골몰해 온 예술가의 묵직한 고뇌가 느껴지는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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