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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참아라" 장애 아동 학급만 에어컨 금지한 교장

<앵커>

계속해서 추위 소식 전해드렸는데 여기서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으로 잠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1년 반이나 지난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한 교장 선생 때문입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지난해 여름 내내 몸이 불편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특수학급에 에어컨을 틀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교장실은 하루 종일 시원하게 유지하면서도 특수학급만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한 겁니다.

그 이유를 김기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지난해 여름 이 학교에서는 오로지 특수학급 두 교실만 냉방이 안 됐습니다.

30도가 넘는 찜통더위로 한증막이 된 교실에서 6명의 장애 아동들이 수업을 받아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온몸에 땀띠가 돋았고 부모들은 수시로 아이들을 찬물로 세수시켜야 했습니다.

[학부모 : 아이가 사타구니랑… 남자아이거든요? 소변 보는 그쪽까지도 땀띠가 너무 심하게 나서….]

특수학급에 에어컨을 못 켜게 한 건 바로 이 학교 교장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교장실에는 아침부터 에어컨을 가동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문제가 되자 교장은 에어컨 가동 표를 만들다 누락한 실수라고 변명했습니다.

[교장 : 특수반 6명인데 한 반에 3명이거든요? 그 교실이 시원한 교실입니다. 1층이랑 2층.]

하지만 교사들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반박합니다.

[특수반 교사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거기는 애들도 몇 명 없는데 왜 틀어야 하느냐고. 걔들 에어컨은 좀 참으라고 해. 나중에 난방은 틀어줄 테니까.]

교장은 또 특수학급 운영 예산을 학교 페인트칠을 하는데 쓰는 등 다른 곳에 멋대로 사용했고, 장애 학생은 지원을 잘해줘도 기억을 못 한다는 폭언도 남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장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인천시 교육감에 징계를 권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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